신흥국 증시가 흔들린 최근 3개월 동안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선 액티브 펀드, 베트남 펀드 중에선 패시브 펀드가 상대적으로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주도주, 외국인 투자 규제 등 시장 특성에 따라 펀드 성과가 갈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황과 시장 특성에 따라 액티브와 패시브 펀드를 선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중국은 액티브 펀드 선방

中은 액티브, 베트남은 패시브 '선방'
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는 평균 8.0%의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중국 대표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12.0%)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10.5%) 등에 비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액티브 펀드 가운데 ‘한화 차이나’(최근 3개월 수익률 4.56%), ‘미래에셋 차이나본토’(-1.07%) 등이 돋보이는 성과를 냈다.

액티브 펀드는 시장 지수인 인덱스보다 나은 성과를 낼 목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이 각자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상품이다.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펀드와 비교해 수수료가 연 1~1.5%포인트 비싸다. 반면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는 특정 지수 등락률만큼 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어 수수료가 저렴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액티브 펀드가 선전한 이유로 업종별 차별화를 꼽았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증시는 내수소비주 제약바이오주 등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업종의 상승세가 뚜렷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 등 경제지표를 감안했을 때 시장 전체가 상승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정책에 따른 수혜주나 수혜 업종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가 투자하기에 낫다”고 했다.

◆베트남은 패시브가 우세

중국에 이어 국내 신흥국 펀드 규모 2위인 베트남에 투자하는 펀드 가운데선 패시브가 선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는 평균 10.15%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베트남 대표지수인 VN지수(-6.5%)보다 손실폭이 크다.

베트남 증시는 대형주 영향력이 크고, 외국인 보유 한도 등 운용에 제약이 있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베트남 투자에 특화된 피데스자산운용의 송상종 대표는 “최근 조정기에 시가총액 1, 2위인 빈그룹(VIC)과 빈홈(VHM) 등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며 “하지만 이런 종목은 고평가돼 투자 매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외국인 지분 한도가 꽉 차 있는 만큼 투자하기도 어려워 액티브 펀드가 지수를 따라가기 힘든 환경이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VN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현물 주식을 담지 않고 선물을 거래해 지수 상승률과 비슷한 수익을 낸다. 이 때문에 일부 종목이 ‘품절주’가 돼도 지수 상승률을 추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증시 지수를 추종하는 ‘KINDEX 베트남VN30’은 최근 3개월 동안 3.9%의 손실을 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 환경에 따라 액티브와 패시브 펀드를 취사선택해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효과가 컸던 지난해 한국 증시처럼 대형주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일 때는 패시브 펀드 성과가 좋다”며 “반면 개별 종목장세가 활발할 때는 개별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액티브 전략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