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장 "오피스텔 몰카 사건 초동 대응 미흡"
취객 머리채 흔든 경찰 수사의뢰…"경찰 잘못 명백"
경찰, '보물선 투자사기' 의혹 수사 전담팀 구성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 경영진의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대규모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집중 수사를 할 필요가 있어 지능범죄수사대로 이관하고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자금추적팀을 비롯해 총 13명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으며, 현재 피해자들의 진술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는 대로 신일그룹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도 신속하게 진행할 방침이다.

신일그룹은 지난달 15일 '1905년 러일전쟁에 참가했다가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배에 150조원어치 금괴가 있다는 미확인 소문이 돌면서 이른바 '보물선 테마주' 주가가 출렁이는 등 관심이 증폭됐다.

그러나 신일그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괴 가치가 10조원 수준이라고 정정하는 등 한발 물러섰다.

신일그룹은 보물선에 담긴 금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GC)'이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를 모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돈스코이호를 먼저 발견했다고 주장하는 다른 업체는 투자사기가 의심된다며 신일그룹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했고, 강서경찰서는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아 수사에 나섰으나 이후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사건을 이관했다.
경찰, '보물선 투자사기' 의혹 수사 전담팀 구성
이 청장은 최근 경찰이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관련해 경찰에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용산경찰서가 오피스텔 불법촬영 피의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수사가 미흡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 청장은 "경찰의 현장 대응조치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불법촬영 등 범죄에 느끼는 공포와 불안감을 헤아렸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며 "직원들의 젠더 감수성과 인권 교육, 현장 조치 요령을 부단히 교육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아파트 옥상에서 근처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여성을 몰래 촬영한 공공기관 직원을 붙잡고도 현행범으로 체포하지 않고 임의동행해 조사한 뒤 귀가시키고, 카메라도 압수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 청장은 또 최근 술에 취해 인도에 주저앉은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앞뒤로 흔드는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 논란이 된 서울 강남경찰서 기동순찰대 소속 이모 경위에 대해 감찰 끝에 폭행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어떤 이유가 있었든 직원(경찰관)의 현장 조치가 잘못된 것이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출석한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경찰이 '드루킹' 수사 당시 피의자로 전환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이 청장은 "법원이나 검찰이 (피의자로 전환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청장은 "수사는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압수물 분석과 참고인 분석 등 몇 단계를 지나야 피의자로 전환되는데, 특검에 사건을 넘기기 전에 그런 절차를 밟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