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철 보양식보다 영양제로 평상시에 꾸준히 관리
전씨는 “과거에 영양제는 몸이 아파야 먹는 거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최근 이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며 “직장에서도 여름철에 보양식보다 영양제를 선택하는 젊은 직원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강기능식품을 챙겨먹는 2030 직장인이 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 업체인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20~30대 젊은층의 이 회사 홍삼 제품 구매액이 2013~2017년 연평균 14.2%씩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삼은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 혈행흐름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GC인삼공사는 이런 흐름에 맞춰 홍삼 농축액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스틱형 포장에 담은 ‘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을 젊은층 대상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다. 이 제품의 20~30대 연령층 매출은 같은 기간 연평균 136%씩 크게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여름에 보양식을 먹어 몸보신을 했다면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으면서 평상시에 꾸준히 관리하는 것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미세먼지 등 유해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것도 이런 변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20대 직장인 정유정씨는 ‘고려은단 비타민C 1000’과 종합비타민제 ‘센트롬’을 먹는다. 정씨는 “여름철 보양식은 한 끼로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이고 재료나 양도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며 “영양제는 자기 몸 상태에 맞춰 장기간 먹기 때문에 더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런 흐름에 맞춰 건강기능식품의 이미지를 젊고 발랄하게 바꾸려고 노력 중이다. 유한양행은 젊은층의 취향에 맞도록 인테리어 등을 꾸민 건강기능식품 매장 겸 식당 ‘뉴오리진’을 지난 4월 서울 여의도동 IFC몰에 열었다. 이런 시도는 업계에서 처음이다. 유한양행은 다음달 뉴오리진 두번째 매장을 서울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서 열 계획이다. 세번째 매장 후보지로는 서울 이촌동 등을 검토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뉴오리진은 매장의 매출을 올리는 것보다 건강기능식품을 젊은층이 친근하게 느끼도록 홍보하는 게 목표”라며 “매장에서 방문객이 알약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막자사발로 빻아 음식에 뿌려 먹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