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를 장악하면 안 될 게 하나도 없어요!”

골프를 참 쉽게, 시원시원하게 잘 치는 아마추어 골퍼가 있다. 지난 5월 제2대 회장으로 취임한 오기종 한국미드아마추어골프연맹(KMAGF) 회장(59·사진)이다. KMAGF는 골프를 좋아하는 순수 아마추어 골퍼들이 사회공헌과 친목을 위해 2010년 대한골프협회의 승인을 받아 결성한 골프 단체. 국내 골프클럽 챔피언 80여 명 등 핸디캡 9 이하의 아마 골프 고수 600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형분야 ‘히든챔피언’ 기업인 남도금형의 창립자이기도 한 오 회장의 골프 비결은 한마디로 ‘심플 골프’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임팩트 앞뒤 직선 운동을 하는 방법만 생각하라”고 그는 말했다.

핸디캡 2를 놓는 오 회장은 나이 마흔에 골프채를 처음 잡은 뒤 혼자 골프를 익혀 3년 만에 2언더파를 찍었다. 가장 좋은 성적은 2013년 제주 라헨느 골프장에서 기록한 7언더파. 독학 골프로 익힌 폼이라 엉성해 보이지만 프로암 경기에서 여러 차례 유명 투어 프로들을 제압했을 정도로 ‘실용 스윙’에 능하다.

그는 “팔로 치든 하체를 활용하든, 중요한 건 임팩트 구간에 대한 통제”라며 “임팩트 전 30㎝, 임팩트 후 30㎝ 등 60㎝ 구간에서 클럽 헤드를 타깃 방향으로 유지해주면 골프가 쉬워진다”고 말했다.

‘60㎝론’을 완성하려면 세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그립이다. 그는 “그립은 세게 쥐든 약하게 쥐든 신경 쓰지 말고 휘둘러 자기에게 맞는 그립 강도를 찾아내 일관되게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어드레스부터 백스윙 톱, 임팩트, 피니시까지 똑같은 악력으로 그립을 잡아야 한다. 일관된 거리와 방향성이 그때 나오더라는 게 그의 경험칙이다. 두 번째가 척추각. 오 회장은 “60㎝ 구간을 클럽헤드가 통과할 때만큼은 앞으로 기울인 척추각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이 ‘주저 없는 스윙’이다. 그는 티를 꽂은 뒤 타깃을 한 번 쓱 본 다음 연습 스윙 없이 곧바로 스윙한다. “잡념이 근육에 신호를 보내기 전에 스윙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지인들은 그를 ‘성공한 최고경영자(CEO)’로 기억하는 경우가 더 많다. 1993년 직원 7명으로 시작한 회사를 25년 만에 직원 300명, 매출 1000억원의 강소기업으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이다. 생활가전 부품, 자동차 내·외장재를 생산해 국내외 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남도금형은 2016년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월드 클래스 300’에 선정되기도 했다. 무언가에 대한 집념과 열정이 두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힘이다. ‘골프의 원리’에 통한 이후에는 골프장 경영 연구로 박사학위(조선대)를 따내며 골프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골프의 가치는 스코어가 아니라 소통이라고 봐요. 그래서 규칙과 매너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골프 문화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연맹의 리더로서 깊이 고민하고 한발 더 앞장서겠습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