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이 29일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외부에 게시한 사진들을 한 행인이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4·27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산책’ 중 환담하는 사진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6·12 북·미 정상회담’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에 있는 주중 북한대사관이 29일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외부에 게시한 사진들을 한 행인이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4·27 남북한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보산책’ 중 환담하는 사진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6·12 북·미 정상회담’ 사진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주중 북한대사관 외부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크게 내걸었다. 이곳에 한국과 미국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옆 대형 게시판은 29일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각 문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사진들로 채워졌다. 이전엔 김정은과 시 주석의 회담 사진만 걸려 있었다. 김정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회동한 사진도 포함됐다.

해당 게시판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수중시험 발사를 비롯한 각종 무기 사진으로 도배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남북한, 미·북, 북·중 간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4월 말 북·중 정상회담 사진으로 바뀌었다.

특히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만남 사진이 내걸리지 않았는데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이같이 태도를 바꿨다는 건 종전선언을 앞당기려는 북한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북한 비핵화를 두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대내외 비판 속에 북한이 고립 탈피를 위해 한국과 미국, 중국 등과 우호관계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