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오아시스’ ‘생각의 숲’ ‘지친 일상 속 충만한 시간을 보내는 공간’….‘스타 카피라이터’ 출신인 최인아 최인아책방 대표(사진)는 자신의 이름을 딴 책방을 이같이 표현했다. 최 대표는 1984년 제일기획에 입사해 광고 카피라이터로 일하며 이름을 날렸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등 귀에 익은 카피가 그의 작품이다. 입사 16년 만에 삼성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 됐고 이어 삼성그룹 여성 ‘1호’ 상무·전무·부사장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2년 은퇴한 뒤 2016년 서울 역삼동에 ‘최인아책방’을 열었다. 최인아책방에서 만난 최 대표는 “책방은 단순히 책을 파는 서점이 아니다”며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문화를 경험하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개점 초부터 최인아책방은 독특한 책 큐레이션과 문화 행사 등으로 화제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년 전부터 서점·출판가에 불고 있는 ‘독립서점 열풍’의 진원지 중 한 곳이다. 도서 분류 방식부터 일반 서점과는 다르다. ‘스트레스, 무기력, 번아웃이라 느낄 때’ ‘돈이 전부가 아니다, 괜찮은 삶을 살고 싶다!’ ‘우리 사회가 나아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등 12개의 주제로 나눠 책을 분류한다. “사람들은 왜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읽는다’는 답이 나오더군요. 책 분류도 그에 맞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책방은 인생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책의 낱장 사이에는 빳빳한 종이 한 장씩이 꽂혀 있다. 종이에는 책을 먼저 읽은 사람들의 추천 문구가 적혀 있다. 최 대표의 지인, 제일기획 선후배, 제일기획 시절 클라이언트 등에게 받은 것이다.최인아책방은 다음달 개점 2주년을 맞는다. 최 대표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쳤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책방(4층)이 있는 건물 아래층에 SK D&D와 함께 ‘혼자의 서재’라는 공간을 열었다. 소파와 작은 테이블들이 놓인 이 공간에서는 2시간 기준 2만2천원을 내면 혼자만의 오롯한 독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최인아 북클럽’ ‘토공(토론이 있는 공부)’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콘서트를 기획해 꾸준히 열고 있다. 강연은 일방향식이 아니라 강연자와 독자가 서로 소통하는 형식으로 이뤄진다.최 대표는 “광고와 책의 공통점은 ‘생각’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것”이라며 “은퇴 후에도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생각하는 독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해왔습니다. 강연에 찾아오는 독자들의 진중한 눈빛과 깊이 있는 질문을 보고 들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그동안 제가 이룬 성취라면 이런 ‘고급 독자’들을 찾아낸 것 아닐까요.”책방 주인이 됐지만 오히려 책을 읽을 시간은 줄었다고 했다. “직장에 다닐 때는 주말에 하루 3~4권 책을 읽었어요. 하지만 책방을 열고 바빠지면서 진득하게 책 읽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힘든데 재밌어요. 제가 일을 정말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죠.”글=홍윤정/사진=김범준 기자 yjhong@hankyung.com
제일기획이 지난 18~22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5회 ‘칸 라이언스’ 광고제에서 ‘삼성 스마트 슈트’ 캠페인으로 모바일 부문 금상 2개 등 10개 상을 수상했다. 삼성 스마트 슈트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마트폰과 연동된 첨단 쇼트트랙 훈련복을 제작해 네덜란드 대표팀에 제공한 기업 홍보(PR) 캠페인이다. 금상을 받은 제일기획 베네룩스법인 직원들이 수상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일기획 제공
NH투자증권은 25일 제일기획에 대해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 변화에 따른 수혜가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4000원을 모두 유지했다.이 증권사 안재민 연구원은 "올 2분기 영업총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9%와 9.8% 늘어난 2788억원과 57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그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9' 마케팅 영향과 성수기 효과가 2분기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마케팅 방향 변화가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최근 대형 매체광고보다 리테일이나 디지털 광고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캡티브 마켓(계열사 내부시장)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의 이같은 광고전략 변화는 제일기획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더욱 넓혀주고 있기 때문에 영업총이익의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안 연구원의 진단이다.그는 "올해 영업총이익은 전년 대비 6.2% 늘어난 1조800억원으로 전망되는데, 본사와 해외 연결자회사가 동반 성장하며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또 "1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듯이 유럽, 인도, 중남미, 미국이 전년 대비 1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사드 관련 규제로 인해 중국 시장도 하반기 회복세를 기대한다"고 말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