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올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진 데다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차, 영업익 29%↓… 3분기째 1조 밑돌아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

현대차는 2분기 매출 24조7118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508억원, 8107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2분기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119만2141대로, 최악의 실적을 보인 작년 동기보다 10.6% 늘었고 매출도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9.3%, 11.3% 급감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영업이익은 세 분기 연속 1조원을 밑돌았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해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소폭 늘어나 회복세를 보였다.

상반기(1~6월)로 보면 매출은 47조148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조6321억원, 1조5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1%, 33.5% 쪼그라들었다. 이 기간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224만1530대를 팔았지만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이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요인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원화 강세와 주요 신흥국의 통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신차 중심의 판매 회복세가 매출 및 수익성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의 오랜 판매 부진으로 쌓인 재고 영향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과잉 생산 및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한때 4개월치나 쌓이며 후유증이 이어졌다. 올 들어서도 밀어내기 판매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어쩔 수 없이 재고를 털기 위해 과도한 인센티브를 주면서 수익성이 나빠졌다는 진단이다. 현재 현대차의 미국 시장 재고는 3개월치로 줄어든 상태다. 중국 시장의 더딘 회복세도 당기순이익 감소의 원인이 됐다.

◆“2025년까지 친환경차 20종으로 확대”

현대차는 올 하반기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부진을 단기간에 회복하기 쉽지 않고 세계 자동차 시장 전망도 썩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및 트럼프발(發) 수입차 관세폭탄 우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 SUV 중심의 신차를 잇달아 내놓고 판매량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미국에선 신형 싼타페와 투싼 성능개선 모델, G70의 판매를 늘리고 인센티브를 줄여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중국에선 하반기에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와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차 라인업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상무는 “현재 8종인 하이브리드카 및 PHEV,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을 2025년까지 2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올해 중간배당 금액을 보통주 주당 1000원으로 정했다. 총 배당금액은 2659억원이다.

‘아우’인 현대모비스도 이날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8조8836억원, 영업이익 5312억원, 당기순이익 5528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중국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직격탄을 맞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7.3%,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9%, 14.7% 늘었다.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