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정혜윤·손하빈·이육헌 지음
북바이피플 / 448쪽│1만5800원
흔히 나와 있는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한 세세한 방법론과 복잡한 기술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마케터들이 모여 고민을 나누고 스스로 어떤 마케터로 나아가고 싶은지, 각자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는지를 공유하는 차원의 이야기들이다. 이승희 마케터는 흔히 얘기하는 ‘센스’를 찾기 위한 과정 속에서 마케팅업에 뛰어들었다. 센스를 키우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고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대상에 대한 관심이 관찰로 연결되고, 결국 브랜드가 가진 문제 찾기로까지 연결됐다는 것이다. 정혜윤 마케터는 ‘모든 마케터가 왜 스스로 브랜드에 애착을 가질까’라는 호기심에서 마케팅에 접근했다. 답을 찾기 위해 음식, 여행, 음악, 독서 등 다양한 세계를 탐험하고 그렇게 새로운 자극에 자신을 열어놓기 시작했다고 강조한다. 글로벌 브랜드가 탄탄하게 구축된 IBM에서 일을 시작한 손하빈 마케터는 “왜 에어비앤비에서 일을 하냐”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을 털어놓는다. 이육헌 마케터는 작은 회사에서 마케터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존담을 담았다. 네 명의 마케터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핵심은 “꼭 결론을 내리지 못하더라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힘을 얻는다”는 점이다.
책은 유료 디지털콘텐츠 플랫폼인 퍼블리(PUBLY)에 공개된 콘텐츠에서 출발했다. 마케터들의 일상에 대한 잡담을 담은 이 콘텐츠는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결국 퍼블리 콘텐츠 중 펀딩 달성률 1796%의 성과를 거두며 책으로 발간됐다. 네 명의 마케터가 모든 브랜드 마케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이들이 모여 나눈 고민과 개인적 취향, 일하는 방식, 산업 이야기를 통해 마케팅 전공자와 기업 마케팅 담당자, 새로 기업을 시작하고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창업자들에게 살아있는 경험담으로 다가간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