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의 관심이 차기 총리를 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통상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만큼 오는 9월 20일 예정된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 승리자가 총리를 맡게 된다.
25일 현지 정치권에 따르면 현 시점서는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최대 파벌인 호소다(細田)파와 제2 파벌인 아소(麻生)파는 물론 니카이(二階)파, 기시다(岸田)파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아베 총리에 대한 견제 행보를 이어온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다.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파괴력은 약한 편이다.
여성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 지지층이 많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당 수석부간사장의 이름도 나오지만, 출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차남이다.
아베 정권에서 5년간 외무상을 역임했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 정조회장은 지난 24일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아직 총재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 발표한 인사는 없지만, 앞으로 자민당 총재선거는 일단 '1강 1중 다약'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은 총재선거 유권자인 국회의원들은 물론 지방 대의원 표 확보를 위해 지역 순회 모임도 잇따라 갖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4일 밤 도쿄에서 열린 일본의사회 모임에서 장기 집권 의사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2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요코쿠라 요시다케(橫倉義武) 의사협회장이 4선째라면서 "자민당에서 4선을 한 분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1901∼1975) 총재 혼자"라며 "연임은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요코쿠라 회장이 2012년에 처음으로 회장에 당선된 점을 거론하며 "나도 같은 해 9월에 당 총재로 부활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2006년 자민당 총재 겸 총리에 취임했다가 1년만에 물러났고, 이후 2012년에 재차 총재로 선출됐다.
이시바 전 간사장도 지난 24일 군마(群馬)현을 방문하는 등 지방표 확보에 충력을 기울였다.
그는 기시다 정조회장의 불출마로 아베 총리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아베 대세론' 차단에 부심하고 있다.
그는 전날 군마현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책이나 당 운영을 누가 잘할지에 대해 유권자들이 판단해야 한다"며 "선거는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자신의 출마선언 시점에 대해 이시바 전 간사장은 "유권자인 자민당원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만 말했다. 노다 총무상도 기자들에게 "3년 전부터 꾸준히 걸어온 길을 또 꾸준히 내 신념에 따라 걸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가 3년 전에 있었던 만큼 그동안 선거를 위해 준비했고, 실제 출마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현지 언론은 해석했다.
아사히신문의 지난 14~15일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 가운데 총재 후보군의 지지율은 아베 총리가 54%로 과반을 넘었고 이시바 전 간사장이 19%로 뒤를 이었다.
2012년 당 총재 선거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지방 대의원표를 끌어모으며 1차 투표에서 아베 총리보다 앞섰지만, 국회의원만으로 실시된 결선투표에서 패했다.
2015년에는 아베 총리 단독으로 출마해 무투표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