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기초소재 사업 부문 강화를 위해 국내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한다. LG화학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전남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시설(NCC) 및 고부가 폴리올레핀(PO) 증설과 충남 당진의 미래 유망소재 양산 단지 조성을 의결했다.LG화학은 여수공장 단지 내 33만㎡ 부지에 2조6000억원을 들여 에틸렌 80만t과 고부가 PO 80만t을 증설한다. 생산 시기는 2021년 하반기부터다.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의 에틸렌 생산 능력은 연 330만t으로 확대돼 국내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킨다.고부가 PO도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연 180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고부가 PO는 주로 기능성 필름 및 자동차용 플라스틱 소재, 기능성 신발, 고가공성 파이프, 전선케이블 피복재 등에 사용된다. 현재 전체 PO 사업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고부가 PO 비중을 75%로 늘려 시장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LG화학의 이번 대규모 투자는 고부가 PO 사업 확대에 필요한 에틸렌을 확보하면서 수익 구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 관계자는 “앞으로 연간 3조원 규모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며 “건설 기간에 연 250만 명의 일자리 및 설비 가동 시 300여 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미래 사업에 대비한 유망소재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 LG화학은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24만㎡ 부지에 미래 유망소재 양산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미래 유망소재는 산업용 초단열, 경량화 고강도 소재 등으로 분류되며 여기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고부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손옥동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투자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라는 목표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LG화학이 전력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선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산업용 전기료 상승 등의 이슈와 맞물려 ESS를 주목하고 있다.LG화학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도 배터리 생산 시설을 늘려가며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사진)도 “ESS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앞으로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며 관련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ESS용 배터리 기업평가 1위 ‘복귀’LG화학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리서치가 지난 2월 발표한 ESS용 배터리 기업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4월과 2015년 6월에 이은 세 번째 1위다. 생산 전략, 기술력, 마케팅, 품질 및 신뢰성 등을 종합 평가해 수치화한 조사에서 LG화학은 84.9점을 기록했다. 평가 대상 중 80점 이상을 기록한 회사는 LG화학과 삼성SDI(81.4점)뿐이다.LG화학은 세계 1위 ESS 솔루션 기업인 AES에너지스토리지와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ES가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구축하는 전력망용 ESS 프로젝트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1GWh는 제너럴모터스(GM)의 신형 전기차 볼트를 1만7000대 이상, 스마트폰은 9000만 대 이상 만들 수 있는 물량이다.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가정용 ESS 솔루션인 ‘솔라 파워 포털’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업계에선 LG화학이 배터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높은 기술력을 꼽고있다. LG화학은 최근 배터리 셀과 분리막을 접지 않고 그대로 쌓아올리는 ‘래미네이션 앤드 스태킹’ 방식을 사용해 제한된 공간에서도 최대 효율을 내고 있다.6개 사업장 年 전기료 160억원 아껴LG화학은 국내를 비롯해 중국 등지에서 배터리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해 중국 난징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LG화학이 배터리 투자를 늘리는 것은 박 부회장의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부터 2020년까지 늘어날 매출 10조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전지에서 나올 것”이라며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 수요가 상당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LG화학은 지난 6월 충북 오송공장에 6.3메가와트시(㎿h) 규모의 ESS를 설치하며 단일 법인으로는 국내 최다인 6개 사업장에 ESS 구축을 완료했다. 대전, 충북 청주·오창·오송, 전남 여수, 전북 익산에 설치한 ESS의 전력량은 132.7㎿h로 국내 1만2000여 가구가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이 ESS로 아끼는 전기료만 연간 160억원으로, 4년 반이면 설치비 전액을 회수할 수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생산을 맡고 있는 오창공장에는 27.9㎿h짜리 ESS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선 하루 평균 6시간 동안 공장 내 각종 설비에 전력을 공급한다.LG화학은 기업들이 ESS 설치를 늘리면서 배터리 매출이 함께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들도 4~5년 정도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어 ESS 도입에 긍정적이다. 한국전력이 시행 중인 특례요금제는 경부하 시간대(오후 11시~오전 9시)에 ESS용 전기료를 50% 할인한다.여기에 ESS로 인한 전력 피크 감축량의 세 배를 추가 할인한다. 그러나 이 특례요금제는 2020년 말 폐지돼 업계에서는 투자비 회수 기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오창=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투자자들의 이목이 다시 4차 산업혁명 관련주로 쏠리고 있다. 무역분쟁과 경기둔화 우려에 세계 증시가 당분간 계속 짓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시야가 몇 년 뒤 주가가 크게 올라 있을 기대주로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관련주라고 하면 알파벳(구글 모회사), 엔비디아, 넷플릭스 등 미국 기업을 떠올리지만 국내 증시에도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올라탈 기업이 많다고 말한다.◆4차 산업혁명주로 쏠리는 관심4차 산업혁명이 머지않아 세상을 크게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18세기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전기에 기반해 대량 생산을 가능케 한 2차 산업헉명, 컴퓨터와 인터넷 확산에 따른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드론, 3차원(3D) 프린팅 등 각종 신기술로 사회가 또 한 차례 크게 변할 거란 얘기다.4차 산업혁명은 주식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이미 주요국 증시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기술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기업들만 모아놓은 S&P500지수에서도 시총 1위(애플)부터 6위(페이스북)까지가 모두 기술주다.국내 상장사 중에서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관련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에 꼭 필요한 소재가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이경락 파트너는 “구글 등이 데이터 서버를 공격적으로 짓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을 공급하는 회사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고 설명했다. 이 파트너는 “미국의 4차 산업혁명 관련 회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에서 우선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문서 편집·공유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글과컴퓨터, 엔비디아에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는 리노공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신학수 파트너는 LG화학과 CJ대한통운, 펄어비스를 추천했다. LG화학은 전기차에 들어가는 2차 배터리를 만들고, 펄어비스는 경쟁력 있는 게임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신 파트너는 “4차 산업혁명은 물류 분야에서도 큰 변혁을 가져올 것”이라며 “CJ대한통운은 글로벌 물류 혁신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고 있고, 남북한 경제협력 증대 시 북방 물류 관련주로도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한국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인공지능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4차 산업혁명에 준비가 잘 돼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중소형주도 투자 기회 많아4차 산업혁명 수혜주 찾기가 한창인 것은 중소형주도 예외가 아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기술적 혁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그에 따라 ‘앙팡테리블(무서운 신예)’ 기업도 등장한다”며 “국내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이런 후보군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전자세금계산서 업체에서 기업 빅데이터 분석업체로 발전하고 있는 비즈니스온, 온라인 쇼핑몰 구축에 필요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한국의 쇼피파이’라 불리는 카페24, 경구용 합성신약을 만드는 엔지켐생명과학, 전기차 고출력에 필요한 양극활 물질을 생산하는 에코프로 등이 중소형 4차 산업혁명 수혜주로 꼽힌다. 국내 최초로 실시간 의료 녹취 서비스와 인공지능 기반 질병 예측 서비스를 내놓은 셀바스AI 같은 기업도 있다.한옥석 파트너는 미래나노텍과 대한광통신, 나노신소재를 추천했다. 미래나노텍은 인공지능 음성인식, 대한광통신은 5G(5세대) 이동통신, 나노신소재는 태양전지와 관련이 있다. 한 파트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유럽연합(EU)까지 뛰어들 조짐을 보여 기존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미래 성장 산업은 무역분쟁의 직접적 피해에서 벗어나 있고 향후 정부의 지원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