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통신비 개편안을 두고 고가요금제에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지나치게 편중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통 3사는 올해 상반기 한차례 요금제 개편을 마쳤다. 소비 패턴을 고려해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100GB까지 올렸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SK텔레콤이 발표한 새 요금제 T플랜은 스몰(1.2GB, 3만3000원)·미디엄(4GB, 5만원)·라지(100GB, 6만9000원)·패밀리(150GB7만9000원)·인피니티(무제한,10만원) 등 총 5단계로 나뉜다.

T플랜의 저가 요금제인 스몰과 미디엄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 차이는 3배다. 그러나 미디엄 요금제와 라지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2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런 현상은 KT의 데이터ON 요금제에서도 나타난다. KT는 이번 개편에서 LTE 베이직(1GB, 3만3000원)·데이터ON톡(3GB, 4만9000원)·비디오(100GB, 6만9000원)·프리미엄(무제한, 8만9000원) 등 총 4단계의 요금제를 출시했다.

KT의 저가 요금제인 LTE 베이직과 톡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3배인데, 톡에서 비디오 요금제로 올라갈 때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33배나 뛴다. 미디엄→라지, 데이터ON톡→비디오 요금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두자릿수로 증가하는 것에 비해 가격의 차이는 2만원, 즉 약 1.5배 정도 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2만원을 더 내고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훨씬 많은 6만원 후반대의 고가 요금제를 쓰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미디엄이나 데이터ON 톡과 같은 중저가의 요금제를 쓸 경우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만3000원 요금제를 1.2GB, 혹은 1GB에 제공하고 있는데, 6만9000원대의 요금제에서는 100GB를 준다. 요금은 두배가량만 늘었는데, 데이터를 100단위로 준다면 당연히 돈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100GB 요금제를 쓸 것"이라며 "이는 가계통신비 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