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반도를 달구고 있는 폭염과 무더위가 앞으로 한 달가량 지속될 전망이다.

17일 기상청은 예년보다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오는 27일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뜨거운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이 각각 상공 상·하층부에 자리잡아 당분간 폭염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매년 여름철 히말라야산맥에서 달궈져 한반도 상공 상층부에 자리잡는 티베트 고기압은 예년(영하 2도)보다 4도가량 달궈진 상태다. 맑은 날씨로 강한 일사 효과까지 더해져 폭염이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반도 부근 공기 흐름이 느려지면서 이 같은 기압배치가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27일 이후로도 한반도 기온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높아 무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권 아래 한반도가 들어가면서 전형적인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된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티베트 고기압의 규모가 워낙 커서 쉽게 사라지지 않고 27일 이후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과 같은 폭염이 누그러지려면 중국 동북부로부터 찬 공기가 내려와야 한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하지만 극지방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는 한반도에 머물고 있는 두 고기압의 영향이 워낙 커 시베리아 방면으로 밀려올라간 뒤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중국 동북부에서 장마가 끝나는 8월부터 달궈지면 한반도가 지금보다 더 더워질 수도 있다는 게 기상청 관계자 설명이다. 기상청은 “한국뿐 아니라 북반구 중위도에 걸쳐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북반구 전반에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발달한 것도 현재 폭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상청은 “열대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그곳에서 달궈진 뜨거운 공기가 상승한 뒤 한국 남쪽 해상에서 하강해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게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