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4조 투입… 국내 최대 융복합 R&D硏 가동

기업문화 혁신

LG그룹 아이디어 컨설턴트들이 임직원이 낸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기 위해 회의하고 있다. LG 제공

LG그룹은 고객가치 창출의 원천이 직원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직원들이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미래를 주도할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는 조직문화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 ‘LG사이언스파크’를 본격 가동하고 융복합 연구개발(R&D) 시대를 열었다. 4조원이 투입된 LG사이언스파크에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 규모로 20개 연구동이 들어섰다. 2020년까지 연구인력 2만2000여 명이 집결해 업종과 소속회사의 경계를 넘어 이종사업 간 융복합 연구를 자유롭게 하게 된다.

LG사이언스파크는 융복합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대규모의 3D프린트실, 물성분석장비 등 첨단 장비와 연구실을 한 곳에 갖춘 ‘공동실험센터’, 소속회사와 상관없이 융복합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마련했다. 설계도 융복합 연구에 맞게 이뤄졌다. 단지 중앙을 관통하는 일직선 대로와 연구동들을 연결한 지하 1층의 통로, 연구동 사이를 이어주는 공중다리 등은 다양한 전공과 기술 분야의 연구원이 자연스럽게 마주치고 소통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 신기술과 지식 공유의 활성화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소속회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세미나, 테마별 연구 동아리 등도 운영한다. 또 LG사이언스파크는 외부 역량을 적극 결집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개방형 R&D 생태계 중심지로 운영된다.

LG그룹은 2013년부터 그룹 차원의 시장선도 사내 포털 ‘LG-라이프’를 열어 직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해 사업화에 도전할 기회를 주고 있다. 직원들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전장부품, 스마트폰 등 관련 사업부의 제품 및 사업에 대한 개선 사항을 제안하는 ‘빅 퀘스천’과 자유 주제로 시장선도를 위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LG 닷츠(dots)’를 통해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다. ‘LG-라이프’에는 현재까지 총 2만3000여 건 이상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아이디어들은 다양한 직군과 직급으로 구성된 사내 ‘아이디어 컨설턴트’에 의해 매달 평가돼 사업화 단계까지 보완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신입사원들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전체 교육시간의 약 60%가 이에 해당한다. 기존의 아이디어 제안 교육을 개편해 신입사원들이 혁신 제품의 아이디어 발굴부터 상품화 가능성까지 자유롭게 도출하는 ‘커스터머 밸류 크리에이션(customer value creation)’ 과목을 신설했다. 신입사원들에게 3일에 걸쳐 미래 성장사업 및 주력 제품 분야의 혁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게 했다. 신입사원들은 혁신 아이디어 제품의 시장분석부터 상품기획, 경영전략, 마케팅정책, 생산계획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다른 팀원들과 제품 기획안을 공유해 제품화 가능성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한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