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간 결승전을 끝으로 32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러시아월드컵은 앞서 열린 다른 대회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많은 변화를 축구계에 몰고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점유율 축구의 몰락

대표적인 변화는 축구 전술에서 나타났다. 세계 축구 흐름을 이끌던 ‘점유율 축구’는 이번 월드컵에서 선(先)수비 후(後)역습으로 이어가는 ‘실리 축구’에 먹잇감이 됐다. 스페인은 물론 디펜딩 챔피언 독일과 최다 우승국 브라질 등의 조기 탈락은 우연이 아니었다.

특히 짧은 패스를 주고받는 ‘티키타카’를 앞세워 대표적인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던 스페인의 몰락은 상징적이었다. 스페인은 어렵게 조별리그를 통과했으나 16강에서 러시아에 막혔다. 스페인은 79%의 점유율로도 단 한 점도 넣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일찍 짐을 싼 독일의 모습도 이와 비슷했다. 한국전에서 70%의 볼 점유율을 기록하고도 역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0-2로 패했다. 브라질 역시 벨기에와의 8강전에서 57%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1-2로 졌다.

◆월드스타의 세대교체

러시아월드컵에선 한 시대를 풍미한 ‘메날두’ 리오넬 메시(31·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포르투갈)가 퇴장하고 빈자리를 ‘신성’이 채웠다. 호날두는 예선 첫 두 경기에서 4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지만, 고국의 16강 탈락은 막지 못했다. 메시 역시 프랑스전 3-4 패배 때 2도움을 기록했으나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반면 프랑스 킬리안 음바페(19·파리생제르맹)의 등장은 세계 축구팬들을 열광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육상 선수를 연상케 하는 동물적인 움직임으로 아르헨티나전에서 2골을 넣어 세계 언론의 이목을 독차지했다. 이번 월드컵이 사실상 마지막인 호날두와 메시에 비해 이제 만 20세도 되지 않은 음바페는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 세 번의 월드컵에 더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황금세대’를 앞세운 벨기에는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3-4위 결정전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월드컵 역대 최고 성적(1986년 멕시코 대회 4위)으로 대회를 마쳤다. 평균 연령 26세인 프랑스와 잉글랜드도 현재의 팀이 황금세대를 구성하며 향후 대회에 꾸준히 나설 전망이다.

잉글랜드 ‘에이스’ 해리 케인은 ‘득점왕 6골 징크스’를 결국 넘지 못했다. 월드컵은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마리오 켐페스(아르헨티나) 이후 7골 이상을 기록한 득점왕 타이틀을 단 한 명에게만 허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8골을 넣은 호나우두(브라질)가 유일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