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5명이 상금 3억원 넘겨…흥행 이끄는 스타 부재는 숙제
반환점 돈 KPGA에 훈풍…작년보다 많은 갤러리 10만 명 몰려
한국프로골프(KGT) 코리안투어는 지난 2015년 고작 12개 대회만 치렀다.

2015년 총상금은 고작 84억3천236만원이었다.

그해 상금왕 이경훈(27)이 받은 상금 3억1천560만원은 10년 전 상금왕 강경남(35)의 시즌 상금 3억262만원과 거의 같았다.

이듬해인 2016년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대회는 1개 늘어난 13개 대회를 열었고 총상금은 95억원으로 다소 증가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코리안투어는 고사 위기였다.

하지만 지난해 총상금 139억5천만원을 내걸고 19개 대회를 치르면서 부활의 나래를 편 코리안투어는 올해 봄날을 맞은 조짐이 뚜렷하다.

지난 8일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이 막을 내리면서 상반기를 마감한 코리안투어는 10개 대회에서 10만9천명의 갤러리를 끌어모았다.

이는 2016년 전체 관객수 10만1천명을 이미 넘긴 것이다.

작년 전체 관객 15만명의 3분의 2를 벌써 채웠다.

수도권에서 열린 특급 대회와 신설 대회가 흥행을 이끌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SK텔레콤오픈, 제네시스 챔피언십,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그리고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은 모두 1만명이 넘는 갤러리를 유치했다.

최다 상금(15억원)을 내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는 3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코리안 투어 사상 가장 많은 총상금이 걸린 시즌이다 보니 시즌을 절반만 치렀는데도 선수들 호주머니는 전에 없이 두둑해졌다.

상금랭킹 1위 박상현은 5억5천360만원을 벌었다.

작년에 김승혁(31)이 세운 코리안투어 역대 개인 최다 상금(6억3천177만원) 경신이 수월해 보인다.

시즌 상금 3억원을 넘긴 선수가 벌써 4명이다.

상금 5위 맹동섭(31)이 3억원에서 56만5천원이 모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5명이라도 해도 무방하다.

2016년에는 시즌 상금 3억원을 넘긴 선수가 3명뿐이었다.

작년에는 9명이었다.

코리안투어에 부는 훈풍은 상금과 갤러리 증가뿐 아니다.

무엇보다 경기가 재미있어졌다.

올해 치러진 9차례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에서 4차례나 연장 승부 끝에 우승자가 가려졌다.

4차례 연장전 가운데 3차례는 역전 연장 우승 드라마가 펼쳐졌다.

2번의 연장전에서는 챔피언은 버디로 우승했다.

연장전을 치르지 않은 대회에서도 2번은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로 우승을 확정 짓는 짜릿한 승부가 펼쳐졌다.

스토리가 풍부한 새로운 스타 탄생도 이어졌다.

캐디 출신 전가람(23)과 레슨 프로를 병행하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최민철(30), 7년 무명 생활을 견딘 권성열(31)과 문도엽(27)은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코리안투어는 올해부터 코스 난도 세팅을 확 바꿨다.

1, 2라운드를 3, 4라운드보다 난도를 낮게 했던 관행을 버렸다.

1라운드부터 핀 위치가 까다롭다.

작년까지 3, 4라운드에서나 꽂던 어려운 지점에 꽂는다.

송병주 KPGA 전무는 "선수들이 4라운드 내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해야만 우승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회 코스에는 선수 안전에 큰 위협 요소가 없다면 OB 말뚝을 다 뽑고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이 티샷부터 공격적으로 치도록 했다.

드라이브샷 비거리 1위 황중곤(26)은 평균 300.65야드를 날렸다.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긴 선수가 등장한 건 2013년 301.1야드를 찍은 김태훈 이후 5년 만이다.

하지만 숙제도 남았다.

흥행을 이끌 스타 부재 현상은 여전하다.

2007년 이후 코리안투어에서는 3승 이상 거둔 선수가 없다.

박상현이 전반기에만 2승을 올렸지만 압도적인 '지존'으로 군림하는데는 힘이 부치는 모양새다.

10개 대회에서 9명의 챔피언이 탄생했고 생애 첫 우승자가 5명이나 쏟아진 것은 팬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린 요인이 됐다.

코리안투어는 한달 간 혹서기 휴식을 한 뒤 오는 8월30일 동아회원권그룹 부산오픈으로 하반기 열전에 들어간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코리안투어에 훈풍이 불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