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용어도 통일해야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766만㎾로 한국의 7%에 불과하다. 가동률은 35% 수준으로 실제 발전되는 용량은 300만㎾에 못 미친다. 철도를 건설하고 터널을 뚫는 데 핵심인 전기를 북쪽에서 충당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류 회장은 “남에서 북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선 북한의 열악한 전기 인프라를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프라가 열악해 남에서 전기를 보낸다 해도 송전과 변압 등 단계를 거치는 동안 전기의 품질이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는 “한국 기자단이 북에 가서 콘센트를 꽂고 노트북 컴퓨터를 쓰려고 하면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금세 망가질 것”이라고 했다. 콘센트로 나오는 전기의 전압이 달라지기까지 한다. 이런 전기로 전구를 밝힐 순 있지만 노트북이나 카메라 스마트폰 같은 복잡한 전자기기는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시·도에 따라 사용하는 전압이 다르기까지 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류 회장은 전기 인프라 개선을 위해 북한으로 기술자를 파견해도 언어 장벽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딧빛등’ ‘넘침짐’ ‘땅닿이’ 등은 각각 형광등과 과부하, 접지를 뜻하는 북한말이다. 각종 용어가 달라 자칫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류 회장은 걱정했다. 전기업계에서 먼저 나서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기협은 지난 5월 남북전기협력추진위원회를 설립했다.
류 회장은 “한국은 정전율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로 전기 공사를 할 때조차 단 1초도 전기를 꺼뜨린 적이 없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북한의 전력상황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