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비모 "블록체인으로 디지털콘텐츠 불법복제 방지…중고거래도 활성화"
4일(현지시간) 일본에서 블록체인 컨퍼런스 '토큰스카이 도쿄'가 막을 올린 가운데 공동 주최사인 일본 게임업체 아소비모의 카츠노리 콘도 대표(사진)는 "세계 블록체인 시장에서 동북아시아 3국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한·중·일 3국의 협력 필요성을 시사했다.

콘도 대표는 “세계 블록체인 시장에서 중국이 48%를 차지하며 미국 33%, 한국 8%, 일본 3% 순이다. 중국이 블록체인 시장에서 가장 앞서고 있으며 한·중·일 3국을 합하면 세계 시장의 59%에 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 3국 협력 추진계획은 5일 설명하기로 했다.

아소비모가 자체 제작한 '아소비코인' 암호화폐 공개(ICO)도 발표했다. 아소비모는 이날부터 아소비코인 프리세일을 한다. 콘도 대표는 “아소비코인 ICO 가격을 개당 50엔으로 책정해 시작한다. 아소비코인으로 디지털 콘텐츠에도 ‘중고’ 개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령 가구는 중고거래가 활발하지만 게임 아이템, 전자음반,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는 중고거래가 이뤄지지 않거나 불법복제 걱정 때문에 소유자가 권리를 보호받지 못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콘텐츠 복제를 막고 소유자가 손쉽게 중고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6년 일본의 디지털 콘텐츠 1차 유통 시장 규모는 약 80조원으로,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중고거래 시장이 형성되면 규모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아소비모는 전망했다.

콘도 대표는 “예를 들어 인기 만화 ‘원피스’ 한 권을 전자책으로 사서 본 뒤 거래플랫폼 ‘아소비 마켓’에 되팔아 두 권을 구매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귀띔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저작권자에게도 수익을 배분한다. 그는 “중고 판매에서 수수료를 받으면 플랫폼과 저작권자에게 배분된다. 전자책이 중고로 거래되면 출판사에게도 추가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간 디지털 중고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불법복제 탓이 컸다. 콘도 대표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복제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블록체인의 특성을 활용한 기술로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권 관리와 복제 방지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아소비모의 이러한 행보가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인 구글이나 애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를 거치지 않고도 게임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어 플랫폼 사업자인 이들의 수익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콘도 대표는 “구글과는 이미 협의를 마쳤고 애플과는 별도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이미 일본에서 라인이 비슷한 방식으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앱스토어에서 퇴출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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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김산하 객원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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