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지난 5월19일 치러진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부평구 행정직 응시자 17명의 답안지가 사라졌다고 3일 밝혔다. 채점 과정에서 보관상자에서 답안지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답안지가 폐기 대상 문제지 상자로 들어가 재활용품 수거업체로 넘어간 것 같다는 게 인천시 추정이다.

이 일은 부평동 부원여중에서 치러진 부평구 행정직 임용시험에서 발생했다. 472명이 30개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다. 선발 인원은 21명으로 경쟁률은 22.5 대 1이었다. 당일 시험본부 공무원들은 교실별 답안지를 봉투에 담아 별도 보관상자에 넣었다. 5일 뒤 채점을 위해 개봉한 상자에서 14시험실 응시생 17명의 답안지가 사라진 것이 확인됐다.

인천시는 피해 수험생 17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11일 재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과목 과락(40점) 없이 총점 69.92점 이상 득점자 중 성적순으로 3명을 뽑고, 인·적성검사와 면접을 거쳐 1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재시험 합격선은 원 시험 합격선(74.92점)보다 5점 낮은 수준이다. 인천시는 난이도를 고려해 합격선을 낮췄다고 설명하지만 기존 응시자들이 형평성 논란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피해 수험생 17명에게 재시험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 의뢰 등의 조치가 없어 은폐 의혹도 나온다. 인천시는 “구제 절차 마련이 경찰 신고보다 우선이었다”고 해명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