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발달과 관련된 '시상' 부분의 미세구조 감소가 조현병의 발생 원인 중 하나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현병은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불리던 질환으로, 망상과 환각, 비정상적이고 비상식적인 말과 행동 등의 사회인지기능 저하가 대표적인 증상이다.
환자의 상당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약 15∼30%는 약물치료에도 잘 듣지 않는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조강익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조현병 발병 1년 미만인 환자 37명과 건강한 대조군 36명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시상'은 뇌의 5개 부분 중 하나인 간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조직으로, 뇌의 여러 부위를 연결하고 조절하는 허브 역할을 한다.
MRI 영상을 분석한 결과, 초기 조현병 환자들의 시상에서 미세구조가 감소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구조가 감소했다는 건 세포 간 밀집도가 떨어졌다는 것으로, 뇌의 발달이 미숙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들은 정상대조군에 견줘 시상의 '등쪽안쪽핵'과 '베개핵'의 확산첨도(세포간 밀집도)가 8∼9%가량 감소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권준수 교수는 "뇌세포 미세구조는 뇌가 발달할수록 복잡해지는데, 이들의 감소는 뇌세포 간 신경전달 능력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히 시상의 미세구조 감소가 심할수록 환자의 '공간 운용 기억'이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조강익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초기 조현병 환자들에서 시상 미세구조 감소가 일어난다는 것을 밝혀낸 최초의 결과"라며 "향후 MRI를 통한 조현병의 치료반응이나 질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생물학적 정신의학'(Biological Psychiatry) 최근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