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 주사제 '인보사' 고가에도 환자들이 찾는 비결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가 오는 12일 허가 1주년을 맞는다.

인보사는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받았지만 출시 전부터 효능 논란에 휩싸였다.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릎 연골 부위에 주사하는 인보사는 1회 투여로 최대 3년 간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한 번 주사를 맞는데 드는 비용은 약값과 시술비, 입원비 등 700만원 안팎이다. 수백만원짜리 고가 진통제라는 비판이 나온 이유다.

그럼에도 인보사는 지난 5월 출시 7개월 만에 시술 건수 1000건을 돌파하면서 순항 중이다.
수술할 필요가 없고 시술 시간이 약 30분으로 짧아 빠른 시간 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시술 받은 환자들 사이에서 통증 경감 효과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국내 환자 30여명을 대상으로 인보사를 시술한 은상수 청담우리들병원 정형외과 부원장을 만나 인보사 시술 사례에 대해 들어봤다.
은상수 청담우리들병원 정형외과 부원장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인보사를 주사하는 모습. 청담우리들병원 제공
은상수 청담우리들병원 정형외과 부원장이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인보사를 주사하는 모습. 청담우리들병원 제공
-골관절염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골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다쳐서 발생하는 외상성, 그리고 면역과 관계된 류마티즘성 관절염이 있습니다. 앉았다 일어날 때,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에는 절룩이게 됩니다.

골관절염에 대한 최신 연구에선 ‘만성 염증 악순환’이 관절염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골이 닳고 오다리로 휘게되는 것은 크게 봤을 때의 변화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포에서 안좋은 물질이 분비되고 무릎 안에서 악순환이 지속됩니다. 이로써 골연골이 떨어져 나가며 관절염이 악화됩니다."

-골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점은 무엇입니까?

"통증입니다. 계단, 평지 등을 걸을 때 통증도 있지만 걷고 난 후나 잠자려고 누워 있을 때 무릎이 쑤셔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리고 처음 이런 증상을 겪으면 본인이 나이가 들고 몸이 약해졌음을 자각해 놀라거나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골관절염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치료로는 쉬운 순서로 말하면 운동, 먹는 약, 연골 주사, 관절경 수술, 줄기세포 이식술, 절골술, 인공관절 수술이 있습니다. 초기에는 인보사, 반월상 연골 봉합술을 하고 관절염이 심하다면 줄기세포 이식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할 수 있습니다.

중증도 이상 골관절염 환자들은 연골이 대부분 마모돼 수술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닙니다. 체중감량, 허벅지 근력 운동 만으로도 증상이 많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체중 5kg을 빼면 관절염이 50% 감소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인보사는 어떤 기전으로 골관절염을 치료하나요?

"사람의 연골 세포를 배양해 TGF-B1 유전자를 도입합니다. 이 연골세포를 무릎에 주사하면 안좋은 물질의 생성을 줄여 염증을 줄여줍니다. 관절염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무릎 통증을 줄여줍니다.

-히알루론산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히알루론산 주사나 스테로이드 주사는 단기 효과는 있지만 통증 감소 효과가 장기적으로 유지 되지 못합니다. 반면 인보사 주사는 3년간 통증 감소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나중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확률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어떤 환자가 인보사 시술을 고려할 수 있나요?

"저는 3가지 환자군에서 효과가 좋다고 봅니다. 일반 주사 치료에도 무릎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 반월상 연골 절제술을 받고 무릎이 계속 아픈 환자,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에는 아직 젊은 환자입니다. 인공관절 수술은 보통 65세 이후에 시행하는게 좋습니다. 이보다 젊은 환자들은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는 ‘치료 공백기’가 생기는데 인보사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환자 피부를 부분 마취한 후 미니 내시경을 통해 관절안을 확인하고 인보사를 주사하는 사진. 청담우리들병원 제공
환자 피부를 부분 마취한 후 미니 내시경을 통해 관절안을 확인하고 인보사를 주사하는 사진. 청담우리들병원 제공
-인보사 시술 방법이 궁금합니다. 시술 받은 환자 통증은 어느 정도 되나요?

"일반 주사 맞는 것처럼 간단히 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 주사 방식으로는 10명 중 4명이 관절로 주사가 안들어갔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에 저는 바늘 보다 얇은 미니 내시경을 통해 관절안을 확인하고 주사를 놓습니다. 이렇게 해야 100% 정확하게 관절 안으로 인보사를 주사 할 수 있습니다. 통증은 수술과 비교하면 거의 없습니다."

-인보사를 시술 받은 환자의 회복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주사 후 하나도 안아파하는 사람은 바로 퇴원이 가능하지만, 붓는 증상이 있는 환자도 있어 아이스팩을 대도록 하고 하루 정도는 안정하도록 합니다. 이후에 일상생활은 바로 가능합니다."

-인보사 시술 이후 관리법 및 주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나요?

"시술 전 허벅지 근육 강화를 위한 근력 운동 교육을 시킵니다. 주사 맞고 끝나는게 아니라 허벅지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하고 체중을 빼서 관절염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다리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교정 보조기를 처방하구요, 걸을 때 무릎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신발에도 신경을 씁니다."

-인보사로 시술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인보사를 맞은 환자들은 다들 ‘자기 전 무릎이 콕콕 쑤시던 것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걷기, 계단오르기 등은 환자분이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해야 좋아지는 부분입니다. 다만 관절염이 너무 심한 환자에서는 주사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인보사 시술 환자 중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는 있었나요?

"환자 한 명이 주사 후 집에 가서 많이 걸었다가 무릎에 물이 찬 적이 있습니다. 치료를 해서 이틀 후에는 좋아졌고 지금은 무릎 통증없이 잘 지냅니다. 그 외는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습니다."

-인보사는 연골 재생 효과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는데요.

"무릎 관절염의 치료는 세월과 맞서 싸우는 것입니다. 무릎은 몸무게의 충격을 매일 수만번 받는 관절입니다. 그만큼 치료가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래도 치료를 해야 하는 이유는 걸어다녀야 살을 뺄 수 있고 심장병, 당뇨 등 성인병을 예방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절염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는 통증 때문입니다.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기에 비싼 가격 부담에도 인보사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단 한번의 주사로 무릎 통증을 3년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 인보사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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