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우의 부루마블] 게임 덕후들의 놀이터…홍대 엘큐브 가보니
국내 게임업체들이 캐릭터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굿즈(캐릭터가 그려진 상품)를 제작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식이다. 넷마블과 넥슨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서울 홍대 지역에 있는 롯데 엘큐브를 찾았다. 넥슨의 네코제 스토어가 오픈하는 날이다.
‘네코제’는 유저 아티스트들이 게임의 캐릭터·음악·스토리를 활용해 제작한 2차 창작물을 교류하는 참여자 중심의 문화축제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홍대 엘큐브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게임 관련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이곳에는 10개의 크고 작은 게임 스토어가 운영되는데 월평균 6만명의 소비자들이 찾는다. 게임 이용자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여행 코스가 됐다.

넥슨의 네코제 스토어는 닌텐도, 캐릭터 빌리지와 함께 지하 1층에 입점해 있다. 스토어에는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등을 활용한 2차 창작물과 아티스트들의 자체브랜드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넥슨 관계자는 "네코제 스토어는 유저들과 접점을 넓히고 소통할 수 있는 시도"라 설명했다.
[윤진우의 부루마블] 게임 덕후들의 놀이터…홍대 엘큐브 가보니
지상 1층에는 라인프렌즈와 넷마블 스토어가 있다. 넷마블은 지난 4월 홍대 엘큐브 1층에 매장을 오픈했다. 넷마블 스토어에는 두 달만에 13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2층(조이하비-프라모델 및 피규어)과 3층(벽람항로·소녀전선·붕괴3rd·인생네컷)을 찾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2층 조이하비의 경우 건담과 같은 프라모델은 물론 보드게임 등을 구입할 수 있어 가족 단위 소비자들이 눈에 띄었다.

군 복무 중 휴가차 스토어를 찾은 최 씨(22)는 "조금 비싸긴 하지만 어디에서도 살 수 없어 구입했다"며 "좋아하는 디자인의 옷을 사는 것과 비슷한 심리"라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가 그려진 후드티셔츠(5만8000원). 클리어파일(8000원), 열쇠고리(5000원)를 구입하는데 총 7만원을 지출했다. 본인 월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캐릭터산업 백서'를 보면 2016년 국내 캐릭터 산업 매출은 6억1284만달러(약 6634억원)로 연평균 10%p 성장하고 있다. 업체들이 오프라인 판매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게임사 한 관계자는 "IP를 활용한 캐릭터 사업은 콘텐츠 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 경쟁력"이라며 "캐릭터 사업은 향후 게임업체의 든든한 수익원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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