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동행 눈길…북미정상 오찬·만찬하면 양측 문화 교류할 지 관심
< 싱가포르 온 현송월 >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현송월 단장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싱가포르 온 현송월 >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현송월 단장이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기의 핵 담판'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국 정상이 어떻게 협상할지도 관심거리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햄버거 협상을 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고,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수행단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도 포함돼 북한 측의 깜짝 공연이 포함된 오찬·만찬 협상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한국전쟁 이후 북미 최고지도자가 대좌하는 첫 자리이고, 햄버거라는 먹거리와 현송월이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성에 비춰볼 때 그와 관련해서도 관심이 지대하다.
[북미회담 D-1]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협상-현송월 깜짝공연 만찬할까
햄버거 애호가로 알려진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전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햄버거 협상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피력해왔다.

그는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였던 2016년 6월 유세 현장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처럼 햄버거를 즐겨 먹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릴 적 스위스 유학을 떠올리면 햄버거에 낯설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특히 햄버거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회담이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돼 오찬을 함께 할 수 있다면 햄버거가 메뉴로 오를 수도 있다.

이는 두 정상이 허심탄회하게 협상한다는 의미로 비칠 수 있다.

햄버거는 미국의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라는 점에서 향후 북한 개혁개방의 상징물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서 미국의 NBC 방송도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한 선의의 표시로 평양에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설 허용을 검토하는 등 미국의 투자에 개방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날 로이터 통신의 보도대로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 당일 오후 2시 싱가포르에서 평양으로 출국한다면 북미 정상의 공동 오찬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고 싱가포르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에 시작된 회담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뤄져 오찬을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오찬을 미리 준비하지 않았다면, 햄버거가 오찬 메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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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를 통한 '식사 외교'와 함께 북미 간 '문화 외교' 여부도 관심사다.

문화 교류가 싱가포르 협상 이후 양국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수행단에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장도 포함돼 이 같은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 단장은 남북 예술단 공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어서 북한이 향후 미국과의 문화 교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이 과거 냉전 시대 스포츠·문화 외교, 이른바 '핑퐁 외교'를 통해 양국 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어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 10일 "회담 준비에 관여된 미국 당국자들은 북미 간 문화 교류를 위해 체조 선수들과 음악가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문제를 논의해왔다"며 "과거 미·중 간 핑퐁 외교에서 단서를 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북도 지난 1월 북측 예술단의 방남, 4월 초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에 앞서 한반도 해빙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담판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향후 북미 간 예술단 교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북미 정상이 오찬 또는 만찬을 함께 하게 된다면 현 단장이 그 현장에서 '깜짝 공연'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