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확대방침에 나머지 후보들은 "재검증·지정 철회" 견제

경기도는 '혁신교육' 발원지로 그 어느 지역보다 혁신교육 정책을 둘러싼 후보들 간 기 싸움이 팽팽한 곳이다.
'혁신학교'의 원조 경기도… 교육감 후보들 찬반 신경전
혁신교육은 2009년 김상곤 현 교육부 장관이 경기도교육감으로 재직할 때 추진한 대표적인 교육 정책이다.

경쟁과 성적 위주 수업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의성 향상과 교사와 학생·학부모 간 소통에 무게를 두고 수업방식을 혁신하겠다는 내용이다.

경기도발 혁신교육은 전국 곳곳에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혁신교육을 하는 도내 혁신학교는 2009년 13개교, 2014년 327개교, 2018년 541개교로 증가했다.

4일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들의 혁신교육 관련 정책 질의에 재선을 노리는 이재정 후보는 혁신학교 개수를 지금보다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부분 다른 후보들은 지금의 혁신학교를 재검증하고, 필요하면 수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김현복 후보(문화나눔재단 상임이사)는 "혁신교육은 학교 현장의 전통과 질서를 교란했다"라며 "학생들의 학력은 크게 저하됐고 실험 대상이 된 학교에서는 교권이 추락하고 교원의 행정업무가 가중되는 부작용이 생겼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교육감에 당선되면 혁신학교는 질적인 측면에서 검증된 곳만 운영될 수 있도록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종수 후보(서울교대 명예교수)는 지금 경기도의 혁신교육이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담보하고 있지 않다며 교육과정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혁신학교는 학생과 교육자, 학부모의 행복추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학습의 본질적인 이유를 인식하는 방향으로 교육내용이 개선돼야 한다"라며 "초등수학교과서편찬위원장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의 본질을 분명히 인식하는 쪽으로 교과 내용을 전문가들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주명 후보(한신대 교수)는 현행 혁신학교를 재차 검증해 수업 등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혁신학교 지정을 아예 철회하겠다는 입장이다.

송 후보는 "혁신학교 개수가 늘어난다고 혁신교육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교과목 단독수업을 축소하고 지필고사를 폐지하겠다.

고전 읽기, 미술품 감상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실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재정 후보(현 경기도교육감)는 재선하면 도내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는 "혁신학교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만족도가 매년 상승하는 등 지난 4년간 혁신교육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고 평가한다"라며 "재선하면 초중고 혁신학교 간 연계성을 강화하고 도내 모든 학교를 혁신학교로 만들어 혁신교육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임해규 후보(경기교육포럼 대표)는 혁신학교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한다.

그는 "혁신학교는 교육청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확대된 것으로 조건이 안 된다면 폐지되는 게 맞다"라며 "혁신학교를 축소해 나가더라도 되레 '교육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