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훈풍 타고' 지방선거판에 대북공약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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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하늘길·바닷길·땅길 열자", "쌀과 지하자원 교환하자"
농업·경제·체육·관광특구나 전진기지 조성도 제안
한반도에 부는 훈풍을 타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대북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특성을 반영하듯 지역 실정에 맞는 독특한 대북공약이 눈길을 끈다.
남북 철도와 도로, 항공, 선박 등 교통을 트고 남한의 남는 쌀과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맞바꾸자는 '상생론'이 공통 비전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경제·체육·관광 전진기지나 특구 조성 추진도 주목을 받고 있다. ◇ 하늘길·바닷길·땅길 열고 경제협력 열매 맺자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는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을 공약 1순위에 뒀다.
동해선 단절 구간인 강릉∼고성 제진 동해북부선 연결을 우선순위에 올려 통일·북방 시대에 대비한 '평화 이니셔티브' 선점에 나섰다.
동해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중 환동해경제벨트축을 담당할 중요 노선이다.
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기 위한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 구상을 내놨다.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는 '하늘길·바닷길·땅길로 여는 평화수도 인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의 화약고인 서해5도 해상에서 남북 수산물을 함께 판매하는 '해상 파시'를 운영하자고 주장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경수, 한국당 김태호 후보도 교통망 구축 사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김경수 후보는 경부선·경의선과 연결되는 남부내륙철도(거제~통영~고성~진주~합천~김천) 건설을 약속했다.
역시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태호 후보는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이 가시화하면 남해안이 남북연결철도, 유라시아철도와 연결돼 신 남해안 중심시대가 열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송하진 전북지사 후보는 '강호축' 개발을 핵심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강호축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강원, 충청, 호남을 연결하는 발전 축을 의미한다.
이들 후보는 강호축을 북한과 연결하면 유라시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는 '한반도 평화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청주를 통과하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북한 개성, 평양 등으로 이어지는 철도망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도 경북 영천∼강원 양구를 잇는 309㎞의 남북 6축 고속도로 건설 조기 착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하늘 평화길'을 주장했다.
청주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 백두산 삼지연 공항과 신의주를 잇는 직항로를 만들어 남북교류 중심축으로 삼자는 것이 뼈대다. ◇ "남는 쌀과 지하자원 맞바꾸자"
민주평화당 임정엽 전북지사 후보는 "전북의 한우와 쌀 등 생산품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으로 실어 북한에 보내자"고 제안했다.
풍년 등으로 남아도는 전북의 쌀과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을 북한에 보내고 북한 광물자원을 받는다면 경제 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다음 달 16일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떼를 현대차 트럭에 싣고 방북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회의를 구성해 이런 방안을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같은 당 민영삼 전남지사 후보도 지역 농산물과 북한 지하자원을 맞교환하자고 주장했다.
민중당 이광석 전북지사 후보는 "통일농업으로 남북 경제발전의 물꼬를 트고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만금지구에 남북 공동 종자연구소와 농기계 공장 설립, 통일 경작지 조성 등을 제안했다.
통일 경작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전량 북한으로 보내고, 대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맞바꿔 민족 내부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 농업·경제·체육·관광 교류 위한 특구와 전진기지 조성
민주당 이재명, 한국당 남경필, 미래당 김영환, 정의당 이홍우, 민중당 홍성규 등 5명의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민주당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는 "'평화의 섬' 제주를 진정한 평화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며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중 4자 고위급 회담 등의 제주 유치를 약속했다.
또 "제주도와 북한 양강도 간 자매결연 체결, 관광·문화예술·학술교류(한라산과 백두산 공동학술탐사단구성)를 통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 벨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는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 사업 등 지난 4년간 제주 도정에서 추진해왔던 남북 협력사업이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주에서 축적한 풍력단지 개발 비법을 북한과 공유하는 '남북 에너지 평화 협력' 사업, 삼다수 생산·판매 비결을 전수해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건 먹는 샘물 공동개발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는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에 대비해 울산신항에 비축기지와 인프라 조성을 공약했다.
미래당 이영희 후보는 남북한, 한중일 공동으로 3기가와트(3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약속했고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울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당 임정엽 전북지사 후보는 오는 10월 열리는 익산 전국체전에 북한선수단 초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평화당은 북한선수단 초청 촉구 결의안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했다. ◇ "몇 번 만났다고 벌써 사업추진?" 신중론
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는 "남북협력사업은 생각만큼 쉽지도 않고 북한 사회간접자본(SOC)과 관광 인프라는 매우 열악해 기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냉철한 판단과 충분한 사업추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문점 공동선언을 끌어낸 정부 노력과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북협력사업은 경험과 실천능력 없이 청사진만을 무더기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같은 당 신재봉 전북지사 후보도 "(남북 정상이) 몇 번 만났다고 해서 한꺼번에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닌 만큼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서 변우열 이종민 변지철 최찬흥 손상원 김용민 강종구 장영은 이정훈 홍인철)
/연합뉴스
농업·경제·체육·관광특구나 전진기지 조성도 제안
한반도에 부는 훈풍을 타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대북공약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선거라는 특성을 반영하듯 지역 실정에 맞는 독특한 대북공약이 눈길을 끈다.
남북 철도와 도로, 항공, 선박 등 교통을 트고 남한의 남는 쌀과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맞바꾸자는 '상생론'이 공통 비전이다.
지역 특성에 맞는 농업·경제·체육·관광 전진기지나 특구 조성 추진도 주목을 받고 있다. ◇ 하늘길·바닷길·땅길 열고 경제협력 열매 맺자
3선에 도전하는 더불어민주당 최문순 강원도지사 후보는 동해북부선 철도 연결을 공약 1순위에 뒀다.
동해선 단절 구간인 강릉∼고성 제진 동해북부선 연결을 우선순위에 올려 통일·북방 시대에 대비한 '평화 이니셔티브' 선점에 나섰다.
동해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중 환동해경제벨트축을 담당할 중요 노선이다.
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연결하기 위한 동해북부선 철도 건설 구상을 내놨다.
정의당 김응호 인천시장 후보는 '하늘길·바닷길·땅길로 여는 평화수도 인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반도의 화약고인 서해5도 해상에서 남북 수산물을 함께 판매하는 '해상 파시'를 운영하자고 주장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민주당 김경수, 한국당 김태호 후보도 교통망 구축 사업을 핵심공약으로 제시했다.
김경수 후보는 경부선·경의선과 연결되는 남부내륙철도(거제~통영~고성~진주~합천~김천) 건설을 약속했다.
역시 남부내륙철도 조기 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태호 후보는 남북 간 새로운 경제협력이 가시화하면 남해안이 남북연결철도, 유라시아철도와 연결돼 신 남해안 중심시대가 열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송하진 전북지사 후보는 '강호축' 개발을 핵심 슬로건으로 채택했다.
강호축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강원, 충청, 호남을 연결하는 발전 축을 의미한다.
이들 후보는 강호축을 북한과 연결하면 유라시아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 박경국 충북지사 후보는 '한반도 평화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청주를 통과하는 제2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해 북한 개성, 평양 등으로 이어지는 철도망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도 경북 영천∼강원 양구를 잇는 309㎞의 남북 6축 고속도로 건설 조기 착공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하늘 평화길'을 주장했다.
청주공항에서 평양 순안공항, 백두산 삼지연 공항과 신의주를 잇는 직항로를 만들어 남북교류 중심축으로 삼자는 것이 뼈대다. ◇ "남는 쌀과 지하자원 맞바꾸자"
민주평화당 임정엽 전북지사 후보는 "전북의 한우와 쌀 등 생산품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으로 실어 북한에 보내자"고 제안했다.
풍년 등으로 남아도는 전북의 쌀과 판로에 어려움을 겪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트럭을 북한에 보내고 북한 광물자원을 받는다면 경제 회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다음 달 16일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소 떼를 현대차 트럭에 싣고 방북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남북교류협력회의를 구성해 이런 방안을 논의하자"고 덧붙였다.
같은 당 민영삼 전남지사 후보도 지역 농산물과 북한 지하자원을 맞교환하자고 주장했다.
민중당 이광석 전북지사 후보는 "통일농업으로 남북 경제발전의 물꼬를 트고 활성화하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새만금지구에 남북 공동 종자연구소와 농기계 공장 설립, 통일 경작지 조성 등을 제안했다.
통일 경작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은 전량 북한으로 보내고, 대신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맞바꿔 민족 내부거래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 농업·경제·체육·관광 교류 위한 특구와 전진기지 조성
민주당 이재명, 한국당 남경필, 미래당 김영환, 정의당 이홍우, 민중당 홍성규 등 5명의 경기도지사 후보는 경기 북부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조성하는 공약을 내놓았다.
민주당 문대림 제주지사 후보는 "'평화의 섬' 제주를 진정한 평화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며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미중 4자 고위급 회담 등의 제주 유치를 약속했다.
또 "제주도와 북한 양강도 간 자매결연 체결, 관광·문화예술·학술교류(한라산과 백두산 공동학술탐사단구성)를 통한 '한라에서 백두까지' 평화 벨트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는 "감귤 보내기 사업 재개, 한라에서 백두까지 남북한 교차관광 사업 등 지난 4년간 제주 도정에서 추진해왔던 남북 협력사업이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주에서 축적한 풍력단지 개발 비법을 북한과 공유하는 '남북 에너지 평화 협력' 사업, 삼다수 생산·판매 비결을 전수해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건 먹는 샘물 공동개발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는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에 대비해 울산신항에 비축기지와 인프라 조성을 공약했다.
미래당 이영희 후보는 남북한, 한중일 공동으로 3기가와트(3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약속했고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울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평화당 임정엽 전북지사 후보는 오는 10월 열리는 익산 전국체전에 북한선수단 초청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평화당은 북한선수단 초청 촉구 결의안을 지난 8일 국회에 제출했다. ◇ "몇 번 만났다고 벌써 사업추진?" 신중론
한국당 정창수 강원지사 후보는 "남북협력사업은 생각만큼 쉽지도 않고 북한 사회간접자본(SOC)과 관광 인프라는 매우 열악해 기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냉철한 판단과 충분한 사업추진 기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판문점 공동선언을 끌어낸 정부 노력과 성과는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북협력사업은 경험과 실천능력 없이 청사진만을 무더기로 제시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다.
같은 당 신재봉 전북지사 후보도 "(남북 정상이) 몇 번 만났다고 해서 한꺼번에 평화가 오는 것은 아닌 만큼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서 변우열 이종민 변지철 최찬흥 손상원 김용민 강종구 장영은 이정훈 홍인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