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문 광고선호도 TOP3
① KB국민은행
② KEB하나은행
③ IBK기업은행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방탄소년단에 주목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만의 차별화된 장르와 음악을 내세워 또래 세대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한국어 노랫말로 담아 전 세계를 무대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도전, 혁신, 글로벌’이라는 성공 DNA가 KB국민은행이 추구하는 도전정신과 잘 맞았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고객들이 사용하고 있는 모바일 금융 앱(응용프로그램)인 ‘KB스타뱅킹’과 ‘대세 아이돌’의 이미지도 잘 부합했다.
KB국민은행의 아이돌 그룹에 대한 대한 안목은 앞서 입증됐다. 2016년 모바일생활금융플랫폼 ‘리브’ 광고에도 시련을 극복한 스토리로 감동을 줬던 걸그룹 아이오아이를 출연시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KB와 함께하면 성공한다’는 이미지도 강화했다.
가장 보수적인 집단 중 하나인 은행이 아이돌 그룹을 광고모델로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최고경영자(은행장 허인)는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은행도 젊어져야 한다. 과감하게 젊은 감각을 수용하자”며 방탄소년단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데 적극 후원했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의 사기가 용천한 것은 덤이다.
이번 광고는 KB스타뱅킹의 핵심인 ‘빠른 이체’ ‘계좌뷰’ ‘플레이 에셋(Play Asset)’ ‘외화 환전’ 등 네 가지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방탄소년단 대표곡들의 노랫말을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각각의 서비스를 표현하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자유분방한 움직임을 통해 KB스타뱅킹이 추구하는 정형화되지 않은 혁신성을 표현했다. 방탄소년단의 대표곡들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KB스타뱅킹 브랜드는 ‘윈윈효과’로 더욱 강력해졌다. 광고 영상은 유튜브에서 한 달 만에 조회 수가 800만 뷰에 달했다.
하지만 광고 제작은 쉽지 않았다. 음악과 영상, 메시지를 조화시켜야 하는 이번 광고를 제대로 촬영하려면 완벽한 준비가 필요했다. 다양한 색상의 조명시설이 동원되는 데다 모델들의 동선과 카메라 워킹이 정확히 맞아야 했다. 촬영 당일 짧게 리허설을 진행했던 여느 광고와 달리 이번에는 하루 전 대역 모델을 통해 촬영 리허설을 철저히 했다. 스태프는 본 촬영보다 리허설이 더 힘들었다고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프로모션에서는 색다른 시도를 했다. 방탄소년단이 각종 디지털 채널을 통해 월드스타 반열에 올랐듯 이번 광고 영상도 은행 ‘디지털’ 채널을 통해 최초 공개하기로 했다. 티저 및 광고 영상을 KB국민은행의 간편뱅킹 앱 ‘리브(Liiv)’를 통해 고객들이 만나볼 수 있게 했다. 은행들마다 다양한 디지털 금융 앱을 내놨지만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 것은 KB국민은행이 처음이었다.
KB스타뱅킹 광고에 대한 유튜브 답글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라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캐스팅한 덕분이다. 외국인 댓글 중 상당수가 “KB국민은행이 뭐 하는 회사인가요?” “왜 사우디아라비아에는 KB국민은행이 없나요?” 등 KB국민은행에 관심을 표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