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이례적으로 주식시장에서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개인의 ‘힘’이 세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인 수급이 몰린 종목은 오르고, 개인이 떠난 종목은 떨어지는 현상이 뚜렷했다는 얘기다.

힘 세진 개인… 사면 주가 오르고 팔면 내렸다
21일 하나금융투자는 ‘예전에 알던 개인이 아니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과거에는 통상 기관이나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종목의 성과가 좋았지만 최근 1년 동안에는 개인 수급이 몰린 종목의 성과가 가장 뛰어났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가 KRX300지수를 구성하는 300개 종목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최근 1년 동안 개인의 수급과 주가의 상관계수가 양수인 종목이 166개로 가장 많았다. 상관계수는 -1~1 사이의 숫자로 표시된다. 1에 가까울수록 두 수치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고, -1에 가까울수록 반대로 움직였다는 뜻이다. 개인이 사면 주가가 오르고, 팔면 주가가 떨어진 종목이 300개 종목 가운데 166개였다는 얘기다. 기관은 153개, 외국인은 141개로 뒤를 이었다.

기관과 외국인이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활용해 지수에 투자하는 경향이 늘어난 게 첫 번째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경수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종목별 베팅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개인 수급의 힘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때문에 기관들이 주로 투자하는 실적 성장주 주가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부동산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옮겨오면서 개인의 힘이 세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개인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는 상황에선 최근 주가 낙폭이 큰 종목을 주목할 만하다는 게 이 연구원의 조언이다. 개인은 낙폭이 과도한 종목을 사서 반등하면 매도하는 경향이 짙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많이 떨어진 종목 가운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종목의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대림산업 삼천리 영풍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한국자산신탁 OCI SK하이닉스 등을 추천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