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원 성추행 사건으로 액땜…'어바웃 타임' 관전포인트 셋
tvN 드라마 ‘어바웃타임’에겐 어제부터 오늘까지가 가장 멈추고 싶은 혹은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었을 테다. 배우 이서원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졌지만 첫 방송 날짜는 다가왔고, 이들은 마음을 재정비하고 브라운관 앞에 설 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어바웃 타임'은 수명시계를 보는 능력을 지닌 최미카(이성경)와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운명에 엮인 남자 이도하(이상윤)이 만나 사랑만이 구현할 수 있는 마법같은 순간을 담아낸 운명구원 로맨스다. 드라마 '싸인', '유령', '수상한 가정부', '두 번째 스무살' 등을 연출한 김형식 감독과 신예 추혜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 드라마는 수명시계라는 판타지 소재에 생생한 뮤지컬 현장을 그려내는 현실을 결합, 판타지 로맨스의 계보를 이을 작품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주조연 배우로 출연 예정이었던, 이미 12회까지 촬영을 마쳤던 이서원이 이같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달 8일 이서원이 술자리에서 동료 여자 연예인을 성추행하고 거부당하자 흉기로 위협한 혐의를 받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어바웃타임'은 이서원 악재를 극복하고 시청자들의 마음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까.

◆ “이서원 하차, 새 배우 물색해 재촬영”



이서원은 '어바웃 타임'에서 여주인공(이성경)이 출연하는 뮤지컬의 연출자 역할로 출연하며, 주인공들의 스토리와는 별도의 서브 스토리를 담당하는 조연 역할이다.

앞서 '어바웃 타임' 측은 이서원의 하차에 대한 입장을 전하며 서브 스토리이긴 하지만 드라마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이야기 중 하나로 그려지기 때문에 스토리 자체를 삭제할 수는 없어 다른 배우로 대체해 재촬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열린 ‘어바웃타임’ 제작발표회에서 김형식 감독은 "소속사 통해 상황을 전달 받았고, 협의 끝에 이서원은 하차했다. 비중이 크지 않지만 스토리 전개상 필요한 인물이라 배우를 찾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태프로 추정되는 인물이 "12회까지 촬영 했는데 죽겠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스태프가 올린 글로 추정된 기사도 소식을 접했다. 제작 일정에 차질 없도록 하기 위해 1,2부부터 재촬영을 하거나 편집을 통해 방송에 차질이 없고 문제가 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또 "스태프가 올린 글처럼 배우 변경에 의해 벌어지는 일정상의 무리 등을 배려하기 위해 추가 인력을 투입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며 "우리 스태프들에게 무리 가지 않도록 협의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상윤은 행사 말미에 “그 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 스태프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처음에는 ‘누가?’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없었다. 제작진과 배우들 모두 호흡이 잘 맞고 에너지가 100% 작품에 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서원 하차 후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배우 김동준이 조재유 역에 낙점됐고, 기존 방송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곧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 이상윤♥이성경, 신선한 호흡…완벽 비주얼 시너지
이서원 성추행 사건으로 액땜…'어바웃 타임' 관전포인트 셋

드라마에서 이상윤은 수명시계를 보는 최미카(이성경)의 귀여운 유혹의 목표물이 되는, 완벽한 조건에 서늘한 매력을 장착한 MK그룹 문화재단 이사장 이도하 역을 맡았다. 지상 최대의 과제가 기업 승계인 '극 현실주의자'이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혈 캐릭터다.

이상윤은 "겉으로 보기엔 까칠한 인물인데 사실은 누구보다 내면은 따뜻하고 마음을 안을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마음을 연 사람에게는 따뜻하게 다가가는 것이 큰 매력이다"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여주인공에는 이상윤보다 9살 연하의 배우 이성경이 이름을 올렸다. 그는 극 중 타인의 수명 시계를 보는 남다른 능력을 지닌, 사랑스럽고 싱그러운 매력의 뮤지컬 배우 지망생 최미카 역을 맡았다. 주연 배우로 서겠다는 꿈을 지닌 최미카는 우연히 만난 MK그룹 문화재단 이사장 이도하를 쟁취하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 귀여운 유혹을 이어가는 엉뚱한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이성경은 "대본을 보고 일단 재밌었다. 심쿵하는 장면도 굉장히 많다. 여자라면 한 번쯤 꿈꾸는 판타지 로맨스가 있다. 환상적인 사랑에 대해 그려져있더라. 굉장히 반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가 다들 러블리 했다. 최근에는 복주였는데, 미카와는 정반대다. 체대생이고 털털했고 막내동생 같은 매력이 있다. 사랑스럽고 엉뚱했다"고 전작의 캐릭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미카는 시한부임에도 우울하고 쳐져 있는 모습이 아니라 미카만의 방법으로 담담하고 밝게 꿋꿋이 견뎌나간다. 그 시간이 그려지게 될 텐데 그가 짊어질 상황들이 나오는데, 당당하고 웃으며 긍정적으로 씩씩하게 견딘다. 사랑해 주고 싶을 만큼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상윤은 이성경과 9살의 나이 차에 대해 "많은 것도 아니지 않나. 한 바퀴도 안 돌았다. 나이차가 나지만 신장이 비슷해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저희가 평균 180cm 커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윤은 또 "어린 이성경에 비주얼적으로 밀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피부과도 다니고 살도 빼고 옷차림도 신경썼다. 연기적으로도 매력적인 남성으로 보이게 노력 중이다"고 고백했다.

이성경은 "예능을 하셔서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멍뭉미’가 있다. 귀여운 매력들이 잘 산다. 미카와 도하가 붙었을 때 알콩 달콩한 모습이 잘 살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화재단 이사장과 무명의 뮤지컬 배우의 러브스토리인 탓에 뮤지컬적인 요소는 극에 큰 축을 담당한다. 더욱 판타지스러운 화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장치이기도 하다.

뮤지컬 배우로 출연하는 이성경은 노래와 춤을 모두 직접 소화했다. 그는 "정말 사랑하는 뮤지컬 장르를 함께 하게 되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앙상블 배우로 나오는데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이 많이 응원받았으면 좋겠다. 저도 뮤지컬 덕후다. 어렸을 때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다행인건 수준급 뮤지컬 배우가 아니라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은 아이라 잘 할 수 있었다. 뮤지컬 노래 부르는 스타일이 있어 보컬, 안무 선생님들과 연습을 틈틈이 계속 했다. 뮤지컬 덕후라 성에 차지 않는다. 부족함을 느끼며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해 순수 멜로까지…드라마의 복합 장르화
이서원 성추행 사건으로 액땜…'어바웃 타임' 관전포인트 셋
제작진은 ‘어바웃타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예측불가의 스토리라고 귀띔했다. 어디에서 볼 수 없었던 ‘수명시계’라는 소재에 뮤지컬을 끼얹고 신개념 장르의 탄생을 알렸다.

김형식 감독은 “우리는 순수 멜로에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했다. 순수 멜로로 16부작을 끌고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지만 수명 시계를 보는 인물이 죽음을 앞두고 당사자와 가족, 친구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이야기도 전개된다”고 말했다.

이상윤은 “배우 입장에선 대본에 두 장르가 섞여 있다는 느낌이 좋았다. 처음엔 밝고 유쾌한 만화같은 로맨틱 코미디 같았다. 이야기가 갈수록 가슴 아픈 멜로로 변한다. 앞의 재미와 뒤에 보는 맛이 다른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수명시계라는 설정이지만 주인공의 통쾌한 초능력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누구나 행복한 순간 ‘멈추고 싶은 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결국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거들었다.

목표 시청률에 대해 이상윤은 “10%를 넘는다면 저희 제목이 ‘멈추고 싶은 순간’이니 모두 행복한 순간을 담으시라고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추첨해 드리는 이벤트를 해보고 싶다”라며 “추후 배우들이 십시일반 해야 하니까 자세한 사항은 상의 후에 공지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이성경은 “형님이 하자면 해야죠”라고 동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드라마는 오는 21일 월요일 밤 9시 30분 첫 방송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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