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석 지트리비앤티 대표 "안구건조증 신약 기술수출이 올해 최우선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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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FDA, 약효 등 3상 결과 인정"
교모세포종 등은 내년 하반기 기술수출 가능성
교모세포종 등은 내년 하반기 기술수출 가능성
양원석 지트리비앤티 대표(사진)는 전문가였다. 기술수출을 위한 전략을 쉼 없이 이야기했다. 말로 부족하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흰색 칠판에 단어와 기호를 적어가며 설명을 이어갔다. 1시간여의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 그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올해 최우선의 목표는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신약의 기술수출입니다.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세 번째 임상 3상은 올 하반기에 진입할 예정이고, 3차 3상으로 기술수출 논의도 급진전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만난 양 대표는 올해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구건조증 신약의 기술수출 성사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5~6개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하고 있고, 이 중 2~3개와는 긴밀하게 만나고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지난달 5일 신약 허가 신청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미팅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효능면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두 차례 임상 3상의 결과를 인정해줬고, 지트리비앤티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준비 수준이 신약 신청에 적합하다는 확인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안구건조증 환자 수에 비해 피험자 수가 적다고 FDA는 의견을 전했다. 미국의 안구건조증 환자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지트리비앤티는 1,2차 임상 3상을 통해 1000여명의 환자에서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봤다. 회사도 기존에 승인된 제품과 비교해 피험자 수가 적다는 판단에 따라 3차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3차 임상 3상 계획이 없었더라면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양 대표는 덧붙였다.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FDA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과의 재현을 요구한다. 2016년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샤이어의 자이드라는 네 차례의 임상 3상에서 총 4000명의 결과를 봤다.
그는 "세 번째 임상 3상은 700~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FDA는 3차 3상의 환자 규모는 물론 2주라는 치료기간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미국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에 쓰이는 엘러간의 레스타시스와 자이드라는 12주 이상의 투약이 필요하다. 이렇다보니 2주의 짧은 투약기간 때문에 일부 안구건조증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주려고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는 것이다. FDA는 모든 안구건조증 증상에 대한 지트리비앤티 신약의 효과를 인정했다. "기술수출 지연되지 않을 것"
올해는 지트리비앤티에 영업흑자 달성이 꼭 필요한 해다. 연구개발비의 증가에 따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영업적자가 나면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상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대부분의 투자사는 관리종목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기존에 투자된 돈이 빠져나오거나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5년 연속 영업적자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지트리비앤티가 올해 기술수출을 통한 영업흑자 달성을 최우선시하는 이유다. 양 대표는 추가 임상 3상으로 인해 기술수출이 늦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기술수출과 안구건조증 3차 임상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으므로, 임상 개발 도중에 언제라도 기술수출은 가능하다"며 "지난달 FDA와의 회의를 통해 신약승인 신청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계약의 성사시점은 더 가까워졌다고 본다"고 했다.
3차 임상 3상에는 약 1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은 당초 예상했던 장기 안전성 추적조사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기술수출을 지연시키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지트리비앤티는 기술수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추가적인 영업이익 흑자전환 계획도 가동하고 있다. 양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바이오제약 기업과 해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여러 후보들과의 협의를 올 1월부터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양 대표는 한미약품의 첫 FDA 회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글로벌사업본부의 임원으로서 한미약품의 지속형 기술이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를 비롯해 다수의 FDA 회의를 추진했다. 이후 2014년 지트리비앤티에 합류하기 전 차바이오앤디오스텍(현 차바이오텍)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바이오업계에 몸 담으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염원이 항상 마음 속에 있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란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지트리비앤티에서 신약개발을 시작했다. NRDO란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와 개발만 하는 방식이다. 가치를 키워 기술수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양 대표는 "한국에서는 한 번의 자금조달로 100억~200억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후보물질 도입을 고민했다"며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안구건조증과 희귀질환"이라고 했다.
안구건조증 신약의 후보물질은 미국 신약개발기업 리젠알엑스에서 들여왔다. 이 회사와 미국에 세운 합작사 리젠트리를 통해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엘러간과 샤이어는 각각 2015년과 2013년에 임상 3상 중인 안구건조증 후보물질을 5000억~1조원 안팎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지트리비앤티가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이 앞서 기술수출된 후보물질보다 효과가 좋고, 치료기간도 짧기 때문에 보다 큰 규모의 계약 성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5000억원에 거래가 이뤄져도 10배 가까운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후속으로 3개의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경영양성각막염과 수포성표피박리증은 안구건조증 신약과 물질이 같다.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치료제는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에서 도입했다.
양 대표는 "지트리비앤티는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자회사를 통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을 자회사에서 하는 것은 기술수출 및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정 물질 및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 회사의 구조가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안과 질환 치료제만을 원하는데, 교모세포종 같은 다른 개발 물질이 섞여 있으면 인수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안과 질환인 안구건조증과 신경영양성각막염은 리젠트리에서, 교모세포종은 오블라토라는 자회사에서 개발 중이다. 수포성표피박리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자회사도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올해는 개발 중인 의약품 후보물질들이 모두 다음 단계 임상에 진입할 것"이라며 "교모세포종과 수포성표피박리증은 내년 하반기에 기술수출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올해 최우선의 목표는 개발 중인 안구건조증 신약의 기술수출입니다.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세 번째 임상 3상은 올 하반기에 진입할 예정이고, 3차 3상으로 기술수출 논의도 급진전될 것으로 봅니다."
지난 11일 경기도 분당 본사에서 만난 양 대표는 올해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구건조증 신약의 기술수출 성사를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5~6개의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하고 있고, 이 중 2~3개와는 긴밀하게 만나고 있다고 했다.
양 대표는 "지난달 5일 신약 허가 신청을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의 미팅에서 고무적인 결과를 얻었다"며 "효능면에서 지금까지 이뤄진 두 차례 임상 3상의 결과를 인정해줬고, 지트리비앤티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준비 수준이 신약 신청에 적합하다는 확인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안구건조증 환자 수에 비해 피험자 수가 적다고 FDA는 의견을 전했다. 미국의 안구건조증 환자수는 5000만명에 달한다. 지트리비앤티는 1,2차 임상 3상을 통해 1000여명의 환자에서 안구건조증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봤다. 회사도 기존에 승인된 제품과 비교해 피험자 수가 적다는 판단에 따라 3차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3차 임상 3상 계획이 없었더라면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추가적인 대규모 임상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양 대표는 덧붙였다.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FDA는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과의 재현을 요구한다. 2016년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샤이어의 자이드라는 네 차례의 임상 3상에서 총 4000명의 결과를 봤다.
그는 "세 번째 임상 3상은 700~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FDA는 3차 3상의 환자 규모는 물론 2주라는 치료기간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미국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에 쓰이는 엘러간의 레스타시스와 자이드라는 12주 이상의 투약이 필요하다. 이렇다보니 2주의 짧은 투약기간 때문에 일부 안구건조증에 대해서만 허가를 내주려고 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는 것이다. FDA는 모든 안구건조증 증상에 대한 지트리비앤티 신약의 효과를 인정했다. "기술수출 지연되지 않을 것"
올해는 지트리비앤티에 영업흑자 달성이 꼭 필요한 해다. 연구개발비의 증가에 따라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적자를 냈기 때문이다. 올해까지 영업적자가 나면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상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대부분의 투자사는 관리종목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고 있다. 기존에 투자된 돈이 빠져나오거나 신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 또 5년 연속 영업적자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지트리비앤티가 올해 기술수출을 통한 영업흑자 달성을 최우선시하는 이유다. 양 대표는 추가 임상 3상으로 인해 기술수출이 늦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기술수출과 안구건조증 3차 임상을 병행해 추진하고 있으므로, 임상 개발 도중에 언제라도 기술수출은 가능하다"며 "지난달 FDA와의 회의를 통해 신약승인 신청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계약의 성사시점은 더 가까워졌다고 본다"고 했다.
3차 임상 3상에는 약 1년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은 당초 예상했던 장기 안전성 추적조사 일정과 겹치기 때문에 기술수출을 지연시키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지트리비앤티는 기술수출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추가적인 영업이익 흑자전환 계획도 가동하고 있다. 양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에서만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바이오제약 기업과 해외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여러 후보들과의 협의를 올 1월부터 구체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
양 대표는 한미약품의 첫 FDA 회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당시 글로벌사업본부의 임원으로서 한미약품의 지속형 기술이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를 비롯해 다수의 FDA 회의를 추진했다. 이후 2014년 지트리비앤티에 합류하기 전 차바이오앤디오스텍(현 차바이오텍)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바이오업계에 몸 담으면서 신약개발에 대한 염원이 항상 마음 속에 있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란 새로운 방식을 가지고 지트리비앤티에서 신약개발을 시작했다. NRDO란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와 개발만 하는 방식이다. 가치를 키워 기술수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양 대표는 "한국에서는 한 번의 자금조달로 100억~200억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후보물질 도입을 고민했다"며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안구건조증과 희귀질환"이라고 했다.
안구건조증 신약의 후보물질은 미국 신약개발기업 리젠알엑스에서 들여왔다. 이 회사와 미국에 세운 합작사 리젠트리를 통해 개발 중이다. 지금까지 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엘러간과 샤이어는 각각 2015년과 2013년에 임상 3상 중인 안구건조증 후보물질을 5000억~1조원 안팎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지트리비앤티가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이 앞서 기술수출된 후보물질보다 효과가 좋고, 치료기간도 짧기 때문에 보다 큰 규모의 계약 성사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 중이다. 5000억원에 거래가 이뤄져도 10배 가까운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후속으로 3개의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경영양성각막염과 수포성표피박리증은 안구건조증 신약과 물질이 같다. 뇌암의 일종인 교모세포종 치료제는 오클라호마 의학연구재단에서 도입했다.
양 대표는 "지트리비앤티는 전반적인 운영을 담당하고, 자회사를 통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을 자회사에서 하는 것은 기술수출 및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정 물질 및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 회사의 구조가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안과 질환 치료제만을 원하는데, 교모세포종 같은 다른 개발 물질이 섞여 있으면 인수에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지트리비앤티는 안과 질환인 안구건조증과 신경영양성각막염은 리젠트리에서, 교모세포종은 오블라토라는 자회사에서 개발 중이다. 수포성표피박리증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자회사도 연내 설립할 예정이다.
양 대표는 "올해는 개발 중인 의약품 후보물질들이 모두 다음 단계 임상에 진입할 것"이라며 "교모세포종과 수포성표피박리증은 내년 하반기에 기술수출 가능성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