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분은 자산 편중의 문제…마냥 기다릴 수 없어"
"금융사 퇴직금 인상 장려"…"금융위-금감원 선긋기 안 돼"
최종구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매각 방안 스스로 찾아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에 대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방안을 스스로 찾으라고 압박했다.

금융감독원과 관계는 선을 긋기보다 유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고, 금융사의 채용을 확대하고자 퇴직금을 올리는 행위를 장려하기로 했다.

남북 경협과 관련해선 할 일이 많지만 비핵화 진전 등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최종구 위원장은 9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 금융위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지금은 괜찮지만 언제 충격이 가해질지 모른다"면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 문제는 자산편중 리스크(삼성전자 주식 쏠림)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생명 총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4%인데 삼성생명을 제외한 여타 생명보험사의 총자산 대비 주식 비중이 0.7%"라면서 "이는 삼성전자 주식 가격 변동에 따른 충격이 다른 보험사보다 20배 더 큰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8.27%를 보유 중이다.

이는 시가로 27조원 안팎에 달한다.

최 위원장은 "우리가 보는 것은 삼성생명이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경영권 우려 문제도 있으니 현실적인 방안을 가장 잘 아는 해당 회사가 스스로 방법을 찾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생명이 지분 처리 계획안을 내야 하는 시한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헌 금감원장의 '금감원 독립성 강화' 발언에 대해 "금융감독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할 것"이라면서 "다만 금융위 설치법에 따라 설치된 금감원과 금융위가 선을 긋는다는 식의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가 법을 제·개정 하려면 실태조사나 사전 연구를 해야 하는데 금융위 혼자서는 할 수 없다"면서 "금감원과 선을 긋기보다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체계 개편 문제가 거론되는 데 대해선 "윤 원장 취임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은데 감독체계 개편은 전체적으로 정부 조직 개편과 맞물린 문제로 금감원장이 새로 오셨다고 이 문제를 새로 논의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사나 금융공기업의 희망퇴직을 늘리기 위해 퇴직금을 올리는 것을 적극 장려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희망퇴직 대상자에게 퇴직금을 많이 줘서 희망퇴직시키면 10명이 퇴직할 때 젊은 사람 7명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이 퇴직금을 올리는 것을 권장하고 이에 대한 인센티브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경협 문제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최 위원장은 "경협이 된다면 들어가는 돈이 엄청날 텐데 재정으로만 할 수 없으니 당연히 민간금융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지난번처럼 은행이 들어가야 하고 그외 여러 경제활동에도 금융업무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 어떤 형태의 경협이 진행될지 모르므로 섣불리 돈이 얼마나 필요하고 어디에 진출할지 말할 수 없다"면서 "최소 북미회담은 끝나봐야 알고 비핵화가 얼마나 진전되는지 등을 보고 그 이후에 경협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