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피하기 위해 분명하고 투명하게 정책 전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이 과대평가됐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금리 인상 때문에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글로벌 머니무브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시각에 거리를 두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동시에 이러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민감한 반응 때문에 통화정책에 어려움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스위스 중앙은행 주최로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콘퍼런스 연설문에서 "글로벌 요인들이 대내적인 금융 여건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은 종종 과장된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몇 년간 신흥시장의 자금흐름에서 연준이나 다른 선진국 통화정책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면서 "신흥시장의 자금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연준 정책이 아니라) 성장 전망과 원자재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선진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는 신흥시장으로서도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면서 "시장에 미치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분명하고 투명하게 통화정책 전략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신흥시장 투자자금이 일부 유출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실제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시장에서 미국으로 투자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 신호가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리서치(EPFR)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1주일간 글로벌이머징마켓(GEM) 채권펀드에서 10억 달러(약 1조800억 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이는 2월 이후 최대 규모이며 2주 연속 순 유출은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와 함께 파월 의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위험을 경고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충분히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도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