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세계교회대표단 "北, 판문점선언 지지…평양에 희망 가득"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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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세계교회 대표단이 8일 "북측은 판문점선언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비핵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 소속 교회 지도자들은 이날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조그련) 초청으로 지난 3∼7일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북측 교회 지도자들을 만났다.

이번에는 캐나다 출신 크리스 퍼거슨 WCRC 총무, 호주 출신 피터 프루브 WCC 국장 등 6명이 방북했다.

북측 요청으로 한국과 미국 국적 종교인은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피터 프루브 국장은 "김영남 위원장과 북한 교회 지도자들은 완전히 하나의 단결된 입장으로 판문점선언을 지지하고 있었다"며 "김영남 위원장은 한반도에서만 비핵화가 이뤄지고 중단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전 세계가 비핵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김영남 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 교회가 헌신적으로 일해왔다며 판문점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교회 공동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방북 경험이 있는 퍼거슨 총무는 달라진 북한의 분위기를 전했다.

퍼거슨 총무는 "2년 전 방문 당시 평양 사람들에게는 미국이 즉시 공격해올 것이라는 공포가 가득했다"며 "그러나 이제 평양 어디에 가든지 희망과 간절한 소망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6년 9월 북한을 방문해 태풍 피해 실태를 알아보고 김영대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는 등 이번에 앞서 세 차례 방북했다.

퍼거슨 총무는 "북측 교회지도자와 앞으로 갈 길에 수많은 장애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겠지만 헌신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눴다"며 "이 모든 것을 추진하는 중심에는 한국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 동북아가 비핵화되고 결과적으로 전 세계가 비핵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CC·WCRC 대표단은 방북 기념 성명도 발표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역사적인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직후 평양에 가게 됐다"며 "대표단은 그동안 긴장이 고조되는 위험한 시기를 지나 한반도에서 기적적으로 평화의 봄이 찾아오는 것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모두가 간절히 추구해온 평화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에 우리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세계교회가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표단의 방북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난해 9월 WCC에 세계교회 지도자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중재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추진됐다.

이후 WCC가 조그련과 방북일정을 타진하던 중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방북이 확정됐다.

1948년 창설된 WCC는 교파·교리와 관계없이 기독교 교회를 통일하고자 하는 단체로, 한국에서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이 가입해 있다.

WCRC는 전 세계 109개국, 230개 교단이 소속된 개신교계 연합기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