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인터넷 사이트를 보다가 누군가 남긴 여행 후기를 보게 됐다. "애 데리고 비행기 좀 타지 말라"는 제목의 글에는 "베트남 다낭 여행 가는데 어떤 아이가 두 시간 동안 울어서 미칠뻔 했다"는 내용이 소개돼 있었다.
해당 글에 네티즌들은 "아이는 기억도 못하는데 엄마 욕심에 가는 거 다 맘충이다", "왜 비행기 타는데 애 울음 소리 들으면서 타야 하냐", "완전히 미개한 중국인 같다", "어릴 때 돈 안내니까 가는 거 아니냐"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A씨는 이 글과 댓글들을 보고 "나도 미혼일 땐 아이 데리고 비행기 타는 거 이해 못했다"면서 "그렇데 막상 아이 낳아보니 이해 가던데 아이 데리고 가는 게 그렇게 잘못이냐"고 맘카페에 고민을 토로했다.
아이 엄마가 돼 보니 "왜 여행 가고 난리야. 이기적인 것들"이었던 예전의 생각은 "휴~ 그동안 아기 키우느라 힘들었을 거고 여행 왔는데 아기가 안 도와주는구나. 힘들겠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는 것.
A씨는 "비행시간 내내 아이를 달랠 자신이 없어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 내지만 그래도 그렇게 차갑게만 보는 분들이 이해 안가고 화가 난다"면서 "물론 비행기 내에서 아이 울음 소리 듣는 게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우는 애 데리고 여행 가는 건 무조건 맘충이라니 속상해진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사연에는 "지난 번 여행 때 아이가 내내 울었는데 내릴 때 승무원도 눈 찌푸려서 속상했다. 승무원도 승객들도 힘들었을 게 이해가 간다", "아이 낳기 전에는 음식점에서 아이 울면 솔직히 '아 시끄러워' 이 생각 뿐이었는데 아이 낳고 키워보니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밥 먹고 싶다는 생각 뿐이더라", "임신해서 괌 갈때 아기들 우는거 보고 왜 저러지 했었는데 막상 낳아보니 아이낳고 저렇게 힘들어도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이해가 간다", "제주도나 일본 정도는 괜찮지만 먼 여행지는 삼가는게 좋을 것 같다. 부모도 힘들도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힘들다", "아이가 우는건 이해 되는데 엄마아빠의 대응이 문제인 것 같다. 다른 승객에게 미안해하며 애 달래면 '힘들겠다' 생각들지만 아이 우는게 당연한 듯 방치하고 있으면 화난다"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부모님이 호주에 계셔서 윌리엄, 벤틀리와 비행기를 타야하는 방송인 샘 해밍턴은 이에 대해 "아이와의 비행은 정말 힘든 일이다"라면서 "아이가 보채기라도 하면 부모도 힘들도 옆 사람들도 힘들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를 키워본 분들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즐겁게 시작해야 할 비행이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다"면서 "아이 부모가 아이로 인해 옆 승객들이 힘들어 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걸 표현하면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샘 해밍턴은 앞서 윌리엄과의 장거리 여행을 앞두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들에게 사탕과 귀마개 등 작은 선물들을 일일이 나눠주기도 했다. 선물과 함께 들어있는 쪽지에는 "윌리엄이 첫 해외여행이라 울 수도 있다. 미안하다"며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먼저 아이와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경험자들은 "선물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달래느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아이와의 여행을 준비할 땐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 간식 등을 다양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평소에는 제한적으로 허용하던 사탕, 젤리류는 물론 아이패드 등도 유용하다. '아이니까 우는게 당연하지', '당신들도 애 키워보면 알 거야'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방치했다가는 뜨거운 눈초리를 받게 될 수도 있음을 주의하자.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