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상장 바이오 기업인 유바이오로직스가 전·현직 대표 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30일 마이바이오를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마이바이오는 사모펀드(PEF)인 케이엘앤파트너스와 아르게스프라이빗에쿼티의 자산을 위탁 운용하는 회사다. 같은 날 마이바이오는 유바이오로직스가 발행한 200억원어치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인수했다. 마이바이오가 신주인수권 행사 기간이 시작되는 내년 5월 이후 200억원 상당의 유바이오로직스 보통주를 매입하면 이 회사 지분 14.82%를 보유한 주요 주주가 된다.

전·현직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것은 유바이오로직스 1대 주주(단일 지분율 10.34%)인 바이오써포트가 지난달 23일 법원에 신주 발행(증자) 금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부터다. 바이오써포트는 유바이오로직스의 전 대표인 강호경 씨가 지분 41.85%를 소유한 업체다. 바이오써포트는 소장을 통해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2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신주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자와 신주인수권 행사가 마무리되면 마이바이오는 바이오써포트보다 많은 주식을 갖는다”며 “백영옥 대표 등 현 경영진이 바이오써포트의 경영권을 침탈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3.96%를 보유한 백 대표가 PEF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최대주주에 오르려 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유바이오로직스는 “백 대표 등 현 경영진은 바이오써포트의 특수 관계자로 묶여 있기 때문에 PEF와 손잡는다 해도 백 대표가 최대주주가 되는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현 경영진이 경영권 장악을 위해 이번 신주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바이오써포트가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바이오써포트 측이 신주 발행 무효 등의 추가 소송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특수 관계자라 하더라도 우호 지분을 확보하면 새 최대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강 전 대표로서는 이를 최대한 저지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