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편의점주’ 중 하나로 꼽히는 GS리테일이 호텔업 실적 개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성장세가 주춤한 편의점 대신 호텔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GS리테일은 1050원(-2.62%) 떨어진 3만9100원에 마감했다. 하지만 올 들어 GS리테일 주가는 이날까지 19.7% 상승하며 반등 중이다.

GS리테일의 상승세는 편의점업계에 밀어닥친 최저임금 인상 여파와 출점 부진 등 악재를 감안하면 다소 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실제 GS리테일은 편의점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3월27일 3만7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한 달간 1만원 가까이 상승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편의점업종 대장주인 BGF리테일이 매출 대부분을 편의점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GS리테일은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을 갖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S리테일은 2015년 8월 GS건설로부터 파르나스호텔 지분 67.56%를 760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GS건설을 돕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호텔을 떠안았다”는 말이 나왔다. 2011년 490억원에 달했던 파르나스호텔의 영업이익은 2014년 165억원으로 급감했다. 당시 플랜트 부문 대규모 적자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GS건설에 호텔은 애물단지나 마찬가지였다.

GS리테일에도 호텔은 한동안 골칫덩이였다. 2016년 말부터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 투숙객이 급감해서다. 게다가 그해 8월 완공된 지상 40층 규모의 파르나스타워는 한동안 입주자를 구하지 못해 속을 썩였다. 2014년 1조2385억원에 불과했던 GS리테일 부채는 호텔을 인수한 뒤 2015년 말 2조576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GS리테일은 호텔과 빌딩 등에 대한 시설투자를 차질없이 마쳤다. 그 결과 파르나스호텔은 작년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공실률이 60%를 넘었던 파르나스타워는 법무법인 율촌(10개 층) 등이 대거 입주하면서 공실을 거의 해소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119억원에서 지난해 291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전망치는 544억원이다.

GS리테일이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1722억원) 중 3분의 1가량을 호텔에서 낸다는 얘기다. 중국의 사드 보복 해제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 역시 호텔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편의점 부문에서 빠른 성장성 회복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호텔의 이익 창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도 추가 상승할 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