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일러업계는 겨울이 성수기라고 한다. 당연히 추운 겨울 보일러 소비가 늘어나고 매출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보일러 업체들이 ‘계절적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업체 중 유일한 상장사이자 1위 업체다. 지난해 이 회사의 분기별 실적을 보면 더위가 시작되는 2분기 매출(1297억원)은 날씨가 추워지는 4분기(251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2위인 귀뚜라미도 지난해 2분기 매출이 성수기인 4분기의 60% 선에 머물렀다.

보일러 업체들은 비수기인 여름을 어떻게 보낼까. 상대적으로 영업 활동이 덜한 여름에 계획 생산과 판매점 직원 교육 등을 한다. 성수기를 대비한 전략의 하나다. 귀뚜라미보일러 관계자는 “사전점검, 전국 순회 설명회, 중앙난방에서 개별난방으로 교체하는 아파트 단지 홍보활동, 전국 대리점 교육, 서비스 기사 교육 등 비수기에 성수기를 대비한 다양한 교육 및 설명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기와 비수기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다양해지고 있다. 2006년 국내 보일러 업체의 가스보일러 및 온수기 수출은 2761만달러에 그쳤지만 11년 후인 지난해 2억8456만달러로 10배가량으로 증가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열린 무역의 날 행사에서 업계 최초로 ‘2억달러 수출 탑’을 받은 경동나비엔이 주도하고 있다. 업계 전체 수출액의 약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 업체들은 보일러뿐 아니라 냉난방, 냉동공조를 아우르는 에너지기기 종합회사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계절을 덜 타는 신규 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미세먼지를 막고 실내 공기질을 쾌적하게 관리하는 ‘청정환기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귀뚜라미는 김포공항 인근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인서울27골프클럽)을 개발하고, 서울 고척동에 ‘귀뚜라미 크린 테니스코트’를 개장하는 등 스포츠·레저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가스보일러 온수기 등 온수·난방기기뿐 아니라 가스레인지 오븐 같은 조리기기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가스보일러’로 알려진 롯데기공도 보일러와 함께 음료수자판기, 냉동쇼케이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롯데기공 관계자는 “제품 다양화로 계절 특성에 영향을 덜 받는 사업구조를 갖추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