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90주년 맞은 '한국 로타리' 이순동 총재 "기술 발전 맞춰 봉사 개념도 달라져야"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새로운 봉사 방향을 찾는 것이 한국 로타리의 과제입니다.”

이순동 국제로타리 서울지구 총재(73·한국광고총연합회장·사진)는 28일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봉사의 개념과 방향성도 달라져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1927년 8월 설립된 경성 로타리클럽이 시초인 국제로타리 서울지구(3650지구)가 9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서울지구는 29~30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지구대회를 연다. 지구대회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과 봉사의 결합’이다.

지난해 7월 국제로타리 서울지구의 수장이 된 이 총재는 1980년 삼성에 입사한 뒤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 브랜드관리위원장, 삼성 사회봉사단 사장을 지낸 ‘삼성맨’ 출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봉사의 개념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기술’이 삶을 변화시킨다고 믿기 때문이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면 1주일의 생활이 달라지지만, 이들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하면 삶 자체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지구대회에 참여하는 윤종록 정보통신진흥원장도 “전통적 의미의 후원이나 현장 봉사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봉사 개념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C랩 ‘이그니스’팀에서 개발한 열화상 카메라를 예로 들었다. 열화상 카메라는 열을 탐지해 보여주는 카메라로,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눈이 돼주는 장비다. 기존의 열화상 카메라는 1㎏에 달해 무겁고 가격이 비싸 보급에 제한적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를 350g으로 줄이고, 몸에 걸 수 있도록 해 소방관들이 양손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1월 소방의 날을 맞아 열화상 카메라 1000대를 전국 소방서에 기부하기도 했다.

봉사에는 국경이 없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경기 성남에서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보르도 빈첸시오) 신부가 참석해 한국에서 27년간 지속해온 봉사활동 경험과 방향성을 공유한다. 김 신부는 “이제 봉사자가 씨앗을 뿌리면 수혜자가 열매를 거두는 방식의 봉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로타리는 1905년 미국의 청년 변호사 폴 해리스가 친구 세 명과 함께 모임을 열면서 출범한 국제적인 봉사단체다. 세계 200여 개국에 120만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