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내 단과대학인 위안페이(元培)학원의 어웨이난(鄂維南) 원장, 리천젠(李沈簡) 상무부원장, 장쉬둥(張旭東) 부원장 등 세 명이 최근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리천젠 상무부원장 겸 생명과학원 교수는 위챗을 통해 ‘베이징대인들이여, 서로 용기를 북돋자’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올렸다. 리 교수는 “베이징대는 중국의 신성한 사상의 전당으로서, 사상과 이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역사를 지니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교조적인 사상만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베이징대는 1917년 학장으로 취임한 차이위안페이(蔡元培)의 개혁으로 신문화운동의 중심이 돼 사상과 토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학풍을 확립했다.
리 교수는 신경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미국 뉴욕대 종신교수로 재직하다가 중국 정부의 인재 유치 정책에 따라 베이징대 교수로 초빙됐다. 그는 “용기를 내 말을 하는 사람은 화를 당하고 그 화가 주위 사람에게까지 미치는 바람에 직언하는 사람은 사라지고, 오직 순응하는 사람만 남아있다”고 개탄했다.
빈과일보는 “리 교수의 공개서한은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고 신격화에 몰두하는 시 주석을 비판한 것”이라고 전했다. 리 교수는 공개서한을 올린 직후 학교에 사표를 냈다. 미국 프린스턴대 수학과 교수를 지낸 어웨이난 원장과 중문학자인 장쉬둥 부원장도 동반 사표를 냈다.
리 교수의 공개서한이 베이징대 재학생들의 익명 토론 사이트에 올라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자 대학 측은 해당 계정을 폐쇄했다. 또 대학당국은 위안페이학원 학생들에게 일일이 연락을 취해 리 교수 글을 퍼뜨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