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포화가 주식시장을 흔들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실적에 쏠리고 있다. 실적이 탄탄하면 변동장에서 버티는 힘이 강한 데다 조정장 끝에 찾아올 반등장에서 상승 탄력도 셀 것이란 판단에서다.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불확실성 커진 증시… 실적호전주 노려라
◆사상 최대 분기 실적 예상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있는 유가증권시장 160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8조2295억원이다. 전년 동기(43조1346억원)보다 11.81% 늘어난 규모다.

코스닥시장의 65개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6766억원에서 9135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익 개선폭은 35.01%로 유가증권시장보다 크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장사의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연초 이후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지난달부터 하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올 1분기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학, 게임, 전자부품 업종이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304억원에서 올해 1834억원으로 502.7% 증가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삼성전기(영업이익 증가율 434.4%) 롯데정밀화학(93.8%)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스엠(1419.0%) 인크로스(184.0%) 등 미디어주와 비아트론(145.1%) 테크윙(144.8%) 등 반도체 관련주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SDI와 하이트진로, 코스닥시장에서는 파라다이스 인터플렉스 파트론 쇼박스 등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눈높이 상향 종목에 ‘주목’

1분기가 거의 마무리된 시점인 만큼 실적 공개 시기가 다가올수록 눈높이가 올라가는 종목도 관심 대상이다.

지난해 말 대비 영업이익 추정치 증가율이 높은 종목은 금호석유화학(43.1%) OCI(16.0%) 대한유화(13.5%) 등 화학업종과 아시아나항공(43.1%) 대한항공(6.9%) 등 항공주, 한국가스공사(10.8%) 삼천리(7.9%) 등 유틸리티 업종에 몰려 있다. 모두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1배 안팎이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크다는 평가다. 이 중 대한항공(0.81배) 한국가스공사(0.44배) 삼천리(0.33배)의 PBR은 1배를 밑도는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 3개월 전에 비해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유진테크(90.0%) 원익IPS(21.1%) 테스(9.1%) 주성엔지니어링(4.1%) 등 반도체 장비주가 대부분이다. 미디어주로는 CJ E&M(20.0%), 바이오주 중에서는 메디톡스(6.5%)가 포함됐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상 1분기 성적은 한 해 실적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좌표이기 때문에 이익과 주가 연동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장을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찾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