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후 첫 옥중조사에 나서는 검찰이 지난 소환조사와 마찬가지로 다스 의혹을 출발점으로 삼아 추가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6일 오후 2시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과 소속 검사, 수사관들을 서울동부구치소로 보내 별도의 조사실에서 첫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의 비자금 조성 등 이 전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적용된 혐의 가운데 다스 의혹이 먼저 조사 대상에 오르는 것이다.

그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엔 서울중앙지검 첨수1부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가 동시에 투입됐다. 첨수1부는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지분 차명보유 의혹을 시작으로 다스 경영권을 바탕으로한 횡령·배임 등을 저지른 의혹과 다스 경영 문제에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한 의혹, 퇴임 후 비밀창고로 청와대 문건이 무더기 반출된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특수2부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민간영역 자금 등 이 전 대통령이 불법자금을 수수한 의혹을 주로 파헤쳤다.

검찰은 앞서 14일 이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했을 때도 신봉수 부장검사를 먼저 투입해 다스 관련 의혹을 우선 조사한 뒤 오후 5시 20분께 송경호 부장검사로 교체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 가운데 상당수가 '다스의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범행 동기나 전제 사실로 두고 있어 이 전 대통령의 진술을 듣는 것도 그 흐름대로 이어가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시작으로 기존 구속영장 혐의에 대한 보완조사를 먼저 진행하고, 이어질 2차 옥중조사에선 송경호 부장검사가 찾아가 뇌물 등 혐의를 조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혐의 가운데서도 향후 기소 단계에서 추가할 가능성이 큰 의혹들이 있는 만큼 검찰은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첫 조사에선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인 이영배 금강 대표와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수십억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배후에 다스의 실소유주인 이 전 대통령이 있었는지 캐물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소환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 조사에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며 비협조적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다. '정치보복' 프레임에 따라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하며 법정 투쟁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앞서 이 전 대통령 측은 향수 수사와 재판 과정에 응할 것이라면서도 "검찰이 똑같은 것을 물으려 한다면 응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