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 재정부장 "무역전쟁? 적 1천명 죽이고 아군 800명 잃는 것"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공포가 세계를 짓누르는 것과 관련해 양측에 침착한 대응과 함께 시장 개방 강화를 촉구했다.

쿡 CEO는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막한 연례 '중국개발포럼'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고, 이익도 상쇄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며 "침착한 쪽(calm heads)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 쿡 애플 CEO "침착한 쪽이 승리"
그는 또 "사람들이 동의하든 안 하든, 비즈니스는 사업하는 나라의 정부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나의 믿음은 1 더하기 1은 3이라는 것이고, 협력할수록 파이는 더 커진다"라고 강조했다.

중국개발포럼은 중국 정부가 매년 전 세계 정·재계 인사를 초청해 경제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26일까지 3일간 열린다.

쿡 CEO는 올해 공동의장직을 맡고 있다.

애플은 중국에서 자사 제품들의 대부분을 조립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수출하면서 이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러우지웨이(樓繼偉) 전 중국 재정부장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한 중국 상무부의 대응이 너무 약하다며 미국산 콩을 표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국사회보장기금이사회(NCSSF) 이사장을 맡은 러우 전 부장은 "중국 상무부 조치가 비교적 약하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정부에 있었다면 아마도 우선 콩을 겨냥하고, 다음은 자동차와 항공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우는 "타인이 우리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이익을 얻는 것을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전쟁] 쿡 애플 CEO "침착한 쪽이 승리"
앞서 중국 상무부는 23일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에 맞서 30억 달러(3조2천400억 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우는 그러나 기자들에게 무역전쟁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러우는 무역전쟁이 "적 1천 명을 죽인다면 우리 쪽에서는 800명을 잃는 것"이라며 "우리는 문제 해결을 시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최고위 통상정책 당국자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전화통화를 갖고 무역갈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4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중국 무역관행을 조사한 결과의 최신 진척상황을 통보했으며, 류 부총리는 미국의 조치가 "국제무역 규정을 위배한 것으로 어느 쪽에도 이롭지 않다며 "중국은 잘 준비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둘 사이의 통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600억 달러(약 64조8천억 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양국 정부 간 최고위급 접촉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