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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에 '북일대화' 카드 꺼낸 아베… '평양선언'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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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고이즈미 총리때 발표한 북일관계 정상화 선언 언급
    북일관계 최대이슈인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 초점 맞출 듯
    문 대통령 '리더십' 평가하며 북일관계 '중재' 요청 관측


    16일 오후 45분간 진행된 한일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고이즈미 평양선언'을 언급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방북해 발표한 것으로, 북일관계의 포괄적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한미일 삼각 공조 하에 최대의 압박전략을 구사해온 아베 총리의 기존 스탠스를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언급이 아닐 수 없다.

    아베 총리가 대북 강경노선을 접고 북일관계의 개선을 꾀하는 쪽으로 급격한 방향선회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이끌며 한반도 정세의 대전환을 추진하는 흐름 속에서 아베 총리가 느끼고 있는 '외교적 소외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아베 총리는 북한을 상대로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하는 처지다.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로, 국내 정치적으로만 보면 '장기미제'에 해당하는 후자가 더 민감하다.

    이는 북한과 대화로 풀어내야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놓고 한미일 압박 공조에 '올인'해온 아베 총리로서는 한국과 미국이 돌연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자 외교적 운신이 어려워진 형국이다.

    북한이 지금까지 대북 제재강화 드라이브를 걸어온 아베 총리를 상대로 선뜻 대화의 문을 열어주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아베 총리가 북일 수교까지 상정했던 '평양선언'을 다시 거론한 것은 남북·북미관계의 급진전 흐름 속에서 더이상 소외되지 않고 다시금 북일관계의 포괄적 정상화를 추진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기왕이면 일본인 납치자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의 실마리를 잡아 국내정치의 수세국면에서 벗어나보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이는 나아가 앞으로 북핵문제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 논의과정에서 일본의 입지와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북일대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아베 총리가 이날 전화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기 보다는 누그러진 태도를 보인 것은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특히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변한 것을 주목하고 이를 이끈 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긍정적 변화는 아베 총리가 기울여준 적극적 관심과 노력 덕분"이라고 화답하고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일본과 관계도 개선해야 남북관계 진전된다"며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처럼 한반도 정세의 방향을 놓고 의견교환을 하면서 냉기류가 흐르던 두 정상의 관계는 다시 협력모드로 전환된 느낌이다.

    두 정상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포함한 북일 사이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일 공조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곳곳에서 엇박자를 내는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익명의 일본 정부 소식통과 결합한 일본 언론의 왜곡 보도가 양국 간 갈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강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언론은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방침과 관련해 '화를 냈다'고 왜곡 보도하는 바람에 청와대가 일본 정부와 해당 언론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 바 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갈등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극에 달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이 문제는 우리의 주권의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며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재개 문제를 두고 두 정상이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인 것이었다.

    이후 양국 정상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파견한 대북 특사단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견인하는 데 성공하면서 아베 총리의 태도가 크게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서훈 국정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최근에 이룩한 남북관계의 진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변화의 움직임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을 면담했을 때 자신의 것보다 낮은 의자를 내줬던 것과 달리 서 원장에게는 자신과 같은 의자를 내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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