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인해 오는 4월30일과 5월2~3일 3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매 거래가 정지된다고 16일 공시했다. 근로자의 날인 5월1일은 주식시장이 열리지 않는다. 신주권상장 예정일은 종전 5월16일에서 5월4일로 앞당겨졌다. 삼성전자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바뀐다.

삼성전자는 이날 2만원(0.78%) 내린 255만7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3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37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였다.

삼성전자의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28조283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내 시총 비중이 22.85%에 달한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거래정지에 따른 혼란을 우려해 왔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삼성전자의 거래정지 기간 단축을 논의했다. 그 결과 당초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거래정지 기간을 3일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소는 올해 액면분할을 추진 중인 JW생명과학 만도 휠라코리아 등 10개사의 거래정지 기간도 3일로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거래정지 기간이 크게 단축됐지만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에 적지 않은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거래정지 기간 중 삼성전자 투자 비중이 높은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 등 금융투자 상품이 설정과 환매에 어려움을 겪거나 순자산 가치와 거래 가격 간 괴리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거래가 중지되는 동안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 ETF 거래 가격이 실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부 자산운용사는 거래정지 기간 중 혼란을 막기 위해 펀드 설정과 환매를 일시 중단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