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이 인천사무소에서 층간소음 방지 욕실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이 인천사무소에서 층간소음 방지 욕실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양변기 부품 '45년 외길' 걸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
인천공항철도 계양역 부근에 와토스코리아(사장 송공석·66) 인천사무소가 있다. 이 사무소에는 각종 욕실용품이 전시돼 있다. 플라스틱 소재 절수용 양변기 부품만 수십 종에 이른다. 물이 얼마나 사용되는지 숫자로 보여주는 계기도 있다. 이들 장치는 송공석 사장이 45년간 심혈을 기울여 개발했다. 송 사장은 “이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 옆엔 ‘층간소음 방지 욕실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 회사가 제2의 도약을 위해 도전하는 분야다. 지난달 첫선을 보인 이 시스템은 야간의 물소리 때문에 아파트 층간 분쟁이 벌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송 사장은 “기존 방식은 욕실 급·배수 배관을 아래층 천장에 설치하는 층하(層下)배관이기 때문에 물 빠짐 소음이나 생활소음이 아랫집으로 전달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층상(層上)배관이어서 이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절수 양변기(벽배수형), 욕실 바닥배수구, 욕조용 배수구, 내진설계용 방수시트지, 관통 슬리브, 각종 파이프 고정장치 등 10여 종의 제품 및 부품도 개발했다. 절수용 부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한 걸음 나아가 욕실시스템 전체를 설치, 시공하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송 사장은 전남 고흥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 상경해 중국집 종업원, 장난감 노점상, 공장 근로자를 전전하다 22세에 빌린 돈 5만원으로 서울 답십리 자취방에서 창업했다. 회사를 키우다 뒤늦게 배움의 갈증을 느낀 송 사장은 50대에 고입검정고시에 도전해 두 달 만에, 대입검정고시는 6개월 만에 합격했다. 2005년 고려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57세에 졸업했다.

양변기 부품 '45년 외길' 걸은 송공석 와토스코리아 사장
와토스코리아는 2005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으며 본사는 전남 장성에 있다. 송 사장은 “지난해 매출은 214억원으로 2016년보다 2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양변기 및 소변기 부속과 금구류를 생산한다. 이들 제품과 관련한 특허와 실용신안 등 지식재산권이 162건에 이른다.

송 사장은 불황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비결을 “끊임없이 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20~30종의 신제품을 개발한다”고 말했다. 절수형 제품과 누구나 설치할 수 있는(DIY)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절수는 가장 중요한 자원 절약 방법 중 하나”라며 “인건비가 올라 설치하기 쉬운 제품이 시장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창업은 서울 중랑천 비탈에 있던 양변기 부속품 제조 공장에서 일한 게 계기가 됐다. 5년간 이 공장에서 근무하며 생산 영업 등을 담당했지만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다른 직업을 전전하다가 창업했다.

와토스코리아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작년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총자산은 753억원, 부채는 30억원이다. 부채는 주로 단기 미지급금 등이다.

송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경영 여건상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외국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국내에서 제품을 제조해 수출기업으로 성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회사가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도 10여 명을 새로 뽑아 키울 계획이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