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럽에서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시장 공략에 나선다. 유럽 가전시장의 40%를 차지하는 빌트인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계획이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는 다음달 17일부터 2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가구전시회에서 991㎡ 규모 전시 공간을 마련해 빌트인 가전을 대거 선보인다. 더프레임 TV 등 일부 제품의 특별 전시회를 한 적은 있지만 생활가전사업부 전체가 참가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셰프컬렉션을 비롯해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강조할 계획이다. 김현석 CE부문장(사장)도 주요 임원진과 전시장을 찾아 현지 거래처 관계자를 만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를 인수하는 등 기업 간(B2B)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 집중하던 영업전략도 유럽으로 확대한다. 맥킨지 등에 따르면 북미 가전시장 규모는 280억달러로 빌트인 비중은 15%(약 42억달러)가량이다. 유럽 가전시장 규모는 438억달러로 빌트인 비중이 41%(약 181억달러)에 달한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 국내 가전업체 점유율은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주방이 크고 부엌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주방이 작은 편”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가전업체들이 그동안 미국 빌트인 시장에 집중해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밀라노가구전시회에 참가했던 LG전자는 올해 단독 부스를 꾸리는 대신 해외 가구 브랜드들과 협업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럽은 미국과 달리 빌트인 가구와 가전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LG전자가 내놓은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브랜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