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경제엔 어떤 영향?… 해외전문가 "섣부른 낙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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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밋빛 기대 달리 해외선 신중론…철강관세 충격에 더 주목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례 없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이번 회담 성사가 한국 주식·외환시장을 짓누르던 북한 리스크를 완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와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회담 성사 소식이 전해진 9일 코스피는 1.08% 상승했고 달러에 견준 원화가치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비핵화까지는 변수가 많은 만큼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같은 날 현실화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북미회담이라는 호재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국내 장밋빛 기대에도…해외전문가 "장기 영향 불확실"
국내에서는 이번 북미회담 성사로 그동안 북한 리스크로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가 날개를 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11일 블룸버그통신에 "현재까지 한국 증시는 북한 변수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30% 정도 저평가됐다"며 "만약 김 위원장이 비핵화 단계를 밟고, 남북 경제교류가 재개된다면 코스피는 올해 3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반도 전쟁 우려 완화는 증시는 물론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소비자심리 등에 전반적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해외전문가들은 회담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회담 성사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에 일본 등 해외시장이 예상외로 덤덤하게 반응했던 점을 지적하며 실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슐리 페롯 UBS 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채권 부문장은 "지난 15∼20년간 수많은 접촉을 통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는 헛된 기대가 형성됐지만, 북한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회담이 어떤 결실을 볼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회담 성사는 지금 시점에서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다"며 "성명 발표 후 24시간 동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다이와증권의 카메오가 유지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도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는 긍정적 사건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주의를 지양하고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시토시 시게키 일본 외환거래소 대표도 "그동안 북미회담은 아무런 실질적 결과 없이 실망만을 가져왔다"며 "시장에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 효과는 불확실하고,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북한 호재 vs 철강 악재…WSJ "한국경제, 관세 충격이 더 클 수도"
북미회담 호재가 관세폭탄 악재를 압도했다는 국내 분위기와는 다른 주장도 해외에서 제기된다.
미국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국 경제가 철강 관세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충격이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긍정적 기대효과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대표적 수출의존 경제인 한국은 유럽연합(EU)과 캐나다에 이어 대미 3대 철강 수출국이라며 트럼프의 철강 관세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국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주가가 북미회담 호재에도 불구하고 3.6% 급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AXA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틴커는 "이번 성명은 북미 간 협상의 서막일 뿐이다"라며 "단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이에 반응하기 전에 열을 세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 달러엔 호재 될 수도…엔화는 약세 전망
철강관세와 북미회담 성사가 달러 강세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와 한반도 정세 변화가 달러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달러인덱스(DNX)지수는 9일 89.54까지 내렸다가 북미회담 성사 소식 이후 90.30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넷웨스트마켓츠의 만수르 모히-우딘은 북미회담 성사 소식은 투자심리를 끌어올려 달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는 이 밖에도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탄력받아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전례 없는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에서는 이번 회담 성사가 한국 주식·외환시장을 짓누르던 북한 리스크를 완화해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와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실제 회담 성사 소식이 전해진 9일 코스피는 1.08% 상승했고 달러에 견준 원화가치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비핵화까지는 변수가 많은 만큼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특히 같은 날 현실화한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북미회담이라는 호재를 뛰어넘어 한국 경제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국내 장밋빛 기대에도…해외전문가 "장기 영향 불확실"
국내에서는 이번 북미회담 성사로 그동안 북한 리스크로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가 날개를 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11일 블룸버그통신에 "현재까지 한국 증시는 북한 변수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30% 정도 저평가됐다"며 "만약 김 위원장이 비핵화 단계를 밟고, 남북 경제교류가 재개된다면 코스피는 올해 30%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한반도 전쟁 우려 완화는 증시는 물론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소비자심리 등에 전반적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해외전문가들은 회담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회담 성사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에 일본 등 해외시장이 예상외로 덤덤하게 반응했던 점을 지적하며 실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슐리 페롯 UBS 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채권 부문장은 "지난 15∼20년간 수많은 접촉을 통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할 것이라는 헛된 기대가 형성됐지만, 북한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며 "회담이 어떤 결실을 볼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회담 성사는 지금 시점에서 상황을 극적으로 변화시키지 않았다"며 "성명 발표 후 24시간 동안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다이와증권의 카메오가 유지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도 "이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하는 긍정적 사건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도한 낙관주의를 지양하고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요시토시 시게키 일본 외환거래소 대표도 "그동안 북미회담은 아무런 실질적 결과 없이 실망만을 가져왔다"며 "시장에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겠지만, 중장기 효과는 불확실하고, 시장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북한 호재 vs 철강 악재…WSJ "한국경제, 관세 충격이 더 클 수도"
북미회담 호재가 관세폭탄 악재를 압도했다는 국내 분위기와는 다른 주장도 해외에서 제기된다.
미국 유력 경제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한국 경제가 철강 관세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충격이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긍정적 기대효과보다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대표적 수출의존 경제인 한국은 유럽연합(EU)과 캐나다에 이어 대미 3대 철강 수출국이라며 트럼프의 철강 관세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한국이 최근 고조되고 있는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대표 철강업체인 포스코의 주가가 북미회담 호재에도 불구하고 3.6% 급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AXA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틴커는 "이번 성명은 북미 간 협상의 서막일 뿐이다"라며 "단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이에 반응하기 전에 열을 세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 달러엔 호재 될 수도…엔화는 약세 전망
철강관세와 북미회담 성사가 달러 강세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강화와 한반도 정세 변화가 달러 매수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환산한 달러인덱스(DNX)지수는 9일 89.54까지 내렸다가 북미회담 성사 소식 이후 90.30까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넷웨스트마켓츠의 만수르 모히-우딘은 북미회담 성사 소식은 투자심리를 끌어올려 달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달러는 이 밖에도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탄력받아 더욱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