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혁신의 기회입니다. 어려울 때마다 빛을 발해온 불굴의 투지와 도전정신, 우리 경제와 자동차산업에 대한 남다른 책임감을 바탕으로 한층 내실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사진)은 9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기아차 주주총회에서 배포된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외부환경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고 미래 자동차산업을 선도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고 있고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미래기술 혁신은 가속화되고,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등 자동차산업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권역별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해 판매와 생산, 손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새로운 시장을 적극 개척해 글로벌 판매를 확대하겠다”며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핵심기술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이날 주총에서 “올해를 변화와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성장성과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미국 시장에는 준중형 세단 K3를 투입하는 등 주력 차종에 집중하고 중국에는 현지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을 내놓아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이날 지난 1월 사임한 이형근 부회장 대신 최준영 전무(경영지원본부장)를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한철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을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했고, 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을 재선임했다. 주당 8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안도 의결됐다.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1100원이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