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은 배당만으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에게 인기가 높다. “고배당주는 상승장에서 시장 수익률 이상의 높은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조정장에서 버티는 힘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2017년 결산 배당 계획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배당성향(총배당금/순이익)이 100%를 넘는 상장사는 한국카본(518.61%), KCC(231.85%), 아이마켓코리아(157.91%), 만도(149.05%), 하나투어(139.96%), SK네트웍스(111.78%) 등 6곳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발표한 만도와 KCC를 제외한 4개 종목은 미국발(發) 증시 조정이 이어진 1월 말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주가가 4.86%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7.81%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에 주로 투자하는 배당주펀드의 손실도 덜했다. 국내 배당주펀드 최근 1개월 평균 손익률은 -3.90%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4.90%)을 웃돌았다.

조정장에서 배당주를 주로 쓸어 담은 주체는 기관들이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순매수액 1371억원), 롯데케미칼(947억원) 등이다. SK하이닉스는 2016년 주당 600원이던 결산 배당금을 지난해 1000원으로 늘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배당금을 전년(4000원)보다 2.6배 많은 1만500원으로 결정했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위안화 평가절하,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시장 조정기에 상당수 고배당주는 버티는 힘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는 작년처럼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 배당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