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조선총련에 새벽 총격 日야쿠자출신 범인 "북한을 용서못해"

공범 우익 활동가 "발포 후 차 몰고 건물에 뛰어들 생각이었다"
日인권단체들 "차별과 배외주의 기초한 범죄에 엄격 대처하라" 요구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건물에 총격을 가한 일본 우익 인사가 경찰 조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마이니치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범행을 한 우익 활동가 가쓰라다(56) 씨는 경찰에 "북한에 의한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에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함께 범행한 야쿠자 출신 가와무라(川村·46) 씨 역시 "북한을 용서하지 못하겠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진술했다.

가쓰라다 씨는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다음날 새벽 범행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비의 긴장이 느슨해져 경찰관이 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범행에 사용한) 총은 내 개인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발포 후 차를 몰고 건물에 뛰어들 생각이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가와무라 씨 등은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 조선총련 중앙본부 건물에 권총으로 총알 5발을 발사한 뒤 현장에서 건조물 파괴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이 건물은 일본과 국교가 없는 북한의 대사관 역할을 하는 곳으로, 총격으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우익들이 해당 건물에 총격을 가한 것은 지난 1983년 이후 35년만이다.

당시 범인들은 붙잡히지 않아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일본 경찰은 사건 후 용의자 2명이 함께 살던 요코하마(橫浜)시 아파트를 압수수색해 서류 등을 확보했다.

교도통신은 경찰이 용의자들이 북한에 대한 불만이 가득찬 채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자세한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인권법연락회와 '휴먼라이츠나우' 등 5개 비정부기구(NGO) 단체는 이번 총격 사건이 차별에 기초한 증오범죄라며 "일본 정부는 사건을 비난하는 성명을 공표해야 한다"는 내용의 항의 성명을 공동 발표했다고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에서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 문제를 지적한 뒤 일본 정부가 "차별 의식과 배외주의에 기초한 범죄행위에는 엄격히 대처한다고 천명해야 한다"며 배외주의를 표명하는 개인과 단체에 대한 경찰의 단속 강화를 요구했다.

또한, 헤이트 스피치 대책법의 실효성 강화와 인종차별 금지법 제정을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