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호수 순환산책로 위치도.  용인시 제공
기흥호수 순환산책로 위치도. 용인시 제공
경기 용인시가 수도권 남부지역 300만 시민의 명품 휴식공간이 될 기흥호수에 둘레길을 완성했다. 기흥호수는 기흥구 하갈·공세·고매동 일원에 걸쳐 있는 도내에서 세 번째로 큰 저수지다. 시는 둘레 10㎞ 길이의 호수에 순환산책로 조성을 끝내고 시민에게 전면 공개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기흥호수는 1964년 준공돼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다. 신갈저수지로도 불린다. 수원시 영통지구 및 화성시 동탄 신도시 등과도 가깝다. 이 때문에 용인은 물론 수원·화성 등 시민 300만명을 위한 휴식공원으로서의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해 기흥호수를 도심 속 수변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시민에 공개된 기흥호수 순환산책로는 황토포장 구간을 비롯해 부교, 목재데크, 등산로 등으로 구성돼 지루함 없이 산책할 수 있다. 또 주변에 지난해 문을 연 반려동물 놀이터와 조류 관찰대는 물론 조정경기장, 생태학습장, 자전거도로 등도 있어 다양하게 호수를 즐길 수 있도록 돼 있다.

일부 구간은 제주 올레길처럼 기존 주택의 진입로 등을 통해 연결된다. 시가 최소비용으로 최단기간에 둘레길을 완성해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고 지형여건 등을 최대한 활용했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달 30일 기흥호수 순환산책로에서 정찬민 시장과 5급 이상 공무원 14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찾아가는 시정전략회의’를 열어 산책로를 돌며 안전시설이나 안내판 등을 최종 점검했다. 기흥호수 공원화는 2004년 계획 당시에 32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 거대사업이었다. 이 때문에 초기에 329억원을 들여 공세동 일대 2.6㎞의 산책로만 조성한 뒤 중단됐다. 이후 추가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사업 재개조차 불투명해졌다.

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토지를 사들이는 대신 토지소유주를 설득해 사용 승낙을 받아 순환산책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2016년 사업을 전환했다. 이를 통해 26억6500만원의 예산으로 지난해 나머지 구간 순환산책로를 조성해 공사를 마무리했다.

시는 올해 14억여원의 예산으로 경희대에서 토지사용 승낙을 받은 매미산 구간에 등산로와는 별도로 호변산책로를 내고 산책로 곳곳에 편의시설을 보강할 계획이다.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의해 올해 호수 내부를 준설하고 인공습지를 조성하는 등 수질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기흥호수 수질은 한때 농업용수로도 쓰기 어려울 정도였으나 지난해 상반기 농업용수 수준인 4등급을 회복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조사에선 다수 항목이 3등급으로 나타나는 등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에 순환산책로를 공개한 데 이어 자투리 공간에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나무를 심는 등 공원화 사업을 추가로 벌여 기흥호수를 경기남부의 명소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