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 행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8’ 행사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 검색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이용자 맞춤형으로 진화한다.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더라도 성별, 연령은 물론 개개인의 평소 관심사와 위치 등에 따라 각자 다른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일본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다시 도전할 방침이다.

맞춤형 검색 서비스 연내 선보여

네이버는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네이버 커넥트 2018’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네이버 커넥트는 네이버가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인 사업자와 창작자에게 회사 비전과 사업 방향을 밝히는 행사로 올해 3회째를 맞았다.

한성숙 대표는 “올해 네이버의 가장 큰 변화는 검색 조직과 AI 플랫폼 ‘클로바’ 조직을 통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달 초 클로바와 검색사업부를 ‘서치&클로바’ 조직으로 통합했다. 조직 리더는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해외 시장에서 성공시킨 신중호 라인 글로벌전략책임자(CGO) 겸 라인플러스 대표가 맡았다.

한 대표는 “검색은 지금의 네이버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이고 클로바는 네이버의 미래 기반”이라며 “사용자 입장에선 개인별 검색 결과가 달라지는 점이 올해 느끼는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이용자 맞춤형 검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맞춤형 검색은 검색 이력이나 과거 구매한 상품, 저장한 문서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가 관심을 둘 만한 콘텐츠나 상품을 추천해준다. 한 대표는 “네이버에 접속하는 사람이 하루 3000만 명가량인데 모두 요구가 다르다”며 “개인별로 다른 검색 결과를 주는 것은 이용자 편의는 물론 네이버의 생존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 리더는 “개인화 이슈는 10~20년 전부터 얘기가 나왔지만 그동안 기술과 데이터가 부족하고 부정적 인식도 있어 적용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검색 외 모든 서비스가 개인화됐기 때문에 검색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쇼핑과 뉴스 등의 영역에선 AI를 적용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김 리더는 “반영하는 정보는 법적으로 허용하는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며 “이용자가 원치 않으면 개인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검색 결과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동영상 검색도 강화한다. 이미 10대 청소년은 네이버에서 단어를 검색하는 대신 유튜브를 통해 영상을 찾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대표는 “이 같은 현상에 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무언가를 알려주는 ‘하우 투(how to)’ 영상에 많은 투자를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와 함께 제작하는 지식 동영상 서비스 제공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에서 쓰는 동영상 에디터의 편의성을 개선하고 사용자제작콘텐츠(UGC) 신규 플랫폼도 1~2개 새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본·동남아 검색 시장 진출

네이버는 검색과 AI의 결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다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2000년 네이버재팬을 설립한 뒤 여러 차례 일본 검색시장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김 리더는 “일본 이용자가 네이버에 대해 잘 몰랐고 우리도 일본 시장의 이해도가 낮았다”면서도 “다행히 라인이 성공을 거둬 사용자 기반을 마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라인 사용 인구가 많은 국가에 우선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는 내부 논의 중이지만 모바일에 최적화된 개인화 검색 서비스가 기본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기술분야 투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AI와 관련한 기술 개발 및 기업 인수에 2000억원 정도를 투자했는데 올해엔 훨씬 많은 금액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10년 전 PC에서 모바일로 흐름이 넘어갈 때보다 (음성으로 넘어가는) 지금이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모바일 전환은 화면 크기에 맞춰 사용자경험(UX)을 신경쓰면 됐지만 음성으로 대화하는 AI 시대에는 음성 인식과 대화하는 기술은 물론 데이터를 음성에 맞춰 변화하는 작업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